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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高齡化)로 국내 농가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다. 기온 변화에 따른 폭염·장마 등 이상기후까지 더해지며 대한민국 농업은 큰 위협에 직면했다. 4차 산업 혁명으로 농업 역시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됐고, 데이터(data) 기반 농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스마트팜(smart farm)'이 위기 극복의 해결 방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이 주관하는 '데이터 기반 스마트 농업 확산 지원 사업'은 농업 현장에서 농업인이 직면한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사업을 통해 데이터 기반 농업 서비스와 ICT 장비를 농가에 보급하는 동시에 기업에는 제품 표준화 적용 및 기능 개선 등 기술 고도화까지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컬티랩스-맑은샘농원: AI 기반 생육 측정 온라인 컨설팅 서비스 '컬티 그로스'

AI 기반 생육 측정 온라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컬티랩스(대표 김창근)는 이번 지원 사업에 선정된 후 기술 고도화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컬티 데이터(Culti Data)'의 경우 환경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여러 분석 차트를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생육과 환경을 비교해서 작물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볼 수 있는 '밸런스 차트'뿐만 아니라 ▲농가에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온라인 컨설팅 리포트 작성을 위한 매뉴얼도 완비했다.

'컬티 그로스(Culti Growth)'를 통해서는 비주얼 그래프를 고도화해 사용자 경험을 대폭 상승시켰고 대상 작물도 확대했다. 김창근 대표는 "컬티랩스의 목표이자 사명은 디지털 기반 농업"이라면서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데이터 기반 농업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맑은샘농원(대표 최재정)은 지원 사업을 통해 컬티랩스로부터 데이터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컬티 데이터'와 AI 기반 생육지표 데이터 취득 및 분석 시스템 '컬티 그로스' 설루션을 지원받았다. 맑은샘농원은 12개 단동 온실에서 딸기를 재배한다. 혼자 많은 온실을 제어하는 데 한계를 느낀 최재정 대표는 '온습도·이산화탄소·외부기상·생육데이터 등 농장의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농장 관리의 효율성·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란 생각으로 10여 년 전부터 ICT 장비를 도입했다. 최 대표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품종 전환과 수출 길을 열기 위해 데이터 기반 농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컬티랩스와 확장 계획을 함께 논의하며 기술적·사업적 조언까지 받고 있다.

◇일루베이션-명천팜스: 비접촉식 모바일 체중 관리기 'VIIEW'

일루베이션(대표 원형필)은 3D 스캐닝 기술과 영상 처리 기술을 활용한 비접촉식 모바일 체중 관리기 'VIIEW'를 개발했다. 원형필 대표는 "모바일 체중 관리기 'VIIEW'를 사용하면 기존 대비 노동력은 1/4로, 노동시간은 1/5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0마리 몸무게 측정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인부 1명이 약 1시간이면 끝낼 수 있다는 의미다. 원 대표는 "데이터 기반 확산 지원 사업으로 농축산 분야 우수 기업들의 불편이 일부 해소됐다"며 "향후 관련 사업도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명천팜스(대표 박홍규)는 지원 사업을 통해 일루베이션으로부터 모바일 체중 관리기 'VIIEW' 설루션을 지원받았다. 명천팜스는 약 1만9000두의 비육돈을 사육하고 하루 평균 250~300두의 돼지를 주 5일 이상 출하하는 농장이다.

박홍규 대표는 농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장기 근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CT 장비 활용으로 노동 강도는 낮추고 생산성은 높일 수 있어 직원 복지도 좋아지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이번 지원 사업을 통해 사용하고 있는 일루베이션의 모바일 체중 관리기에 대해서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박 대표는 "모바일 체중 관리기 'VIIEW'는 기존 돈형기(물리적 체중계)보다 사용이 편리해 인력 운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면서 "돼지의 무게, 두수 등과 같은 출하 현황이 전산화돼 웹과 앱으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긴트-케이팜영농조합법인: 농기계 부착형 자율주행플랫폼 '플루바 오토'

긴트(대표 김용현)는 농기계에 쉽게 부착해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플랫폼 '플루바 오토(PLUVA auto)'를 개발했다. '플루바 오토'는 설치가 쉽고 해외 설루션에 비해 조작이 간단해 편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고령의 농민들도 쉽게 배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농기계 운전에 숙련되지 않은 농업인도 '플루바 오토'만 장착하면 쉽게 논·밭을 갈 수 있고, 경지 면적의 100%를 활용할 수 있어 효율적인 농사 관리가 가능해진다.

김용현 대표는 "데이터 기반 농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면 초보 농부일지라도 숙련된 농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가 모여 분석이 진행되면 시기별·작목별 맞춤 작업 추천 서비스로도 확장 가능하다"고 밝혔다.

케이팜영농조합법인(대표 두건민)은 지원 사업을 통해 긴트로부터 농기계 부착형 자율주행 플랫폼인 '플루바 오토' 설루션을 지원받았다. 두건민 대표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다. 높은 작업 효율성과 생산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두 대표는 "자율주행으로 기초 작업을 정교하게 하면 후속 작업들은 더 쉽고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자율주행기술은 콩 등 밭농사에 절실한데, 전체적으로 작업 효율성이 2~3배는 오른다"고 '플루바 오토'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두 대표는 "농촌사회의 노령화를 감안할 때, 긴트의 자율주행 제품은 청년 유입 등 농촌 사회는 물론 노지 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지원 사업으로 데이터 기반 스마트 농업이 청년 창업을 유도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생각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농정원은 스마트팜 보급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약 사항이 많은 현장 데이터 수집과 활용 수준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 확산 지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종순 농정원 원장은 "풍부한 데이터를 보유한 민간기업과 농가의 컨소시엄으로 농업인의 어려움이 해소되고 스마트농업 기반까지 다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조선일보 기고자 : 문미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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