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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LG유플러스 AI 모두
월드컵 우루과이戰 예측 틀려
데이터 적은데다 변수가 많아

네이버 AI(인공지능)랩 하정우 소장은 지난 24일 한국의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자사 AI 하이퍼클로바의 경기 결과 예측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했다. 네이버 AI가 점친 스코어는 '한국 3 대 우루과이 1'이었다. 하 소장은 "하이퍼클로바, 넌 문어가 될래 펠레가 될래?"라고 썼다. 독일팀의 월드컵 승패를 잘 맞혀 화제가 된 문어 파울과 매번 틀린 예언으로 망신을 샀던 펠레 가운데, 어느 쪽이 될 것이냐는 의미였다. 같은 날 LG유플러스의 AI 익시는 '한국 0 대 우루과이 2'로 전망했다.

실제 결과는 0대0 무승부. 인간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바둑 고수를 상대로 뛰어난 수(手)싸움을 벌이는 AI가 월드컵 승패 예측에는 실패한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데이터 부족'에서 원인을 찾았다. "익시는 과거의 월드컵 데이터와 자체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하는데,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특성상 일반 축구 리그와 달리 학습할 만한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가별 피파(FIFA) 순위와 지역별 리그 경기 데이터까지 활용했지만, 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는 여전히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27일까지 총 24개 경기 중 14경기의 승·무·패를 맞혀 적중률은 58% 수준"이라고 했다.

네이버 측은 빗나간 예측에 대해 "하이퍼클로바 AI는 네이버 포털에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다음에 나올 언어·문장을 예측하는 데 특화된 모델로 원래 경기 점수를 예측하는 모델은 아니다"라며 "재미로 해본 수준"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주최국, 현지 날씨, 이전 경기 결과에 따른 심리적 압박, 출전 선수, 시시각각 바뀌는 감독의 전술 등 워낙 변수가 많아 아무리 AI라도 축구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AI 전문가인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세계 순위, 과거 경기 결과 정도의 데이터로 AI(인공지능)가 딥러닝을 수행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번 예측은 마케팅에 가깝다고 본다"며 "차라리 AI가 가상으로 양팀 간 경기를 수백, 수천 번 치러보면서 승률을 높이는 작전을 예측했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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