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1984년 극단 목화 창단해
박영규·유해진 등 100여명 배출

극단 목화의 극작가 겸 연출가 오태석(82·사진)이 28일 밤 별세했다.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웨딩드레스'로 등단한 고인은 늘 공상 많은 소년 같았다.

1984년 극단 목화를 창단한 오태석은 생전에 "문어체와 구어체는 조상이 다르다. 번역극이 대세이던 시절에 구어체나 사투리를 썼다"며 "들일 하면서 부르는 노래 같은 우스개, 무대에서만이라도 그런 말들을 널어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단 목화를 거쳐 간 배우는 조상건, 박영규, 김일우, 정진각, 정원중, 한명구, 손병호, 김병옥, 정은표, 성지루, 박희순, 임원희, 황정민(여), 장영남, 유해진 등 100명쯤 된다. '오태석 사단'으로 불린 그들이 영화·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다. 오태석은 "연극은 모자라는 나를 목격해야 하는 고해성사"라며 "배우와 제작진이 40%를 만들고 나머지 60%는 그날그날 관객이 보태 완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천년의 수인' '태' '백마강 달밤에'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비롯해 희곡 70여 편을 썼다. 대표작은 1976년 초연한 '춘풍의 처'. 2017년에 연극 인생이 어디쯤 와 있는지 물었을 때 "경부선이라면 생물학적 나이론 삼랑진(경남 밀양)쯤 닿아야 정상인데 작업으로는 김천, 절반밖에 못 왔다"고 답했다.

연극 '물보라' 등을 함께한 배우 손숙은 "재주가 너무 많아 아까운 분"이라며 "말년에 공은 없어지고 과만 남은 것 같아 속상하다"고 애도했다. 빈소는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다. 기고자 : 박돈규 기자
본문자수 : 77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