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월드컵 한국·가나전 아쉬운 패배

경기를 하는 2시간 내내 비가 내렸지만 서울 광화문광장을 메운 3000여 명의 뜨거운 함성을 식히진 못했다. 28일 오후 10시(한국 시각) 대한민국과 가나와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2시간 내내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각 가정이나 식당, 술집 등에서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은 쉬지 않고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 걸 보면서 손에 땀을 쥐었다.

이날 28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엔 굵은 비가 쏟아졌다. 보도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바짓단과 어깨 등이 흠뻑 젖었다. 비와 함께 본격적인 추위가 닥친다는 예보도 잇따랐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악마'들은 무려 3000여 명이 광장에 모여들었다.

직장 동료 8명과 함께 경기 평택에서 광화문까지 달려왔다는 고민우(31)씨는 얼굴 전체에 태극 마크로 페이스 페인팅을 했고, 심지어 비옷도 붉은색이었다. 그는 "오늘 경기를 무조건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에 비가 오든 말든 응원전이 취소되지 않는 이상 꼭 응원하러 올 생각이었다"고 했다. 유튜버 강우혁(36)씨는 토끼 모자를 쓰고 '대한민국 본선 가Go(고), 가나는 집에 가나'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응원 오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하이파이브 하며 응원 열기를 돋웠다.

응원하러 모인 사람들은 1차전 1만5000명에 비해 수가 적었지만, 일진일퇴의 경기를 지켜보며 대표팀에 보내는 응원은 1차전보다 훨씬 간절했다. 특히 가나가 앞서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추격하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자 긴장감이 계속 높아졌다.

특히 전반 24분, 34분에 잇따라 가나에 실점했는데도 시민들은 자리를 떠나기는커녕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후반 13분, 16분에 한국의 조규성 선수가 잇따라 골을 넣어 모두가 바랐던 '빠른 만회'가 극적으로 이뤄지자, 광장은 떠나갈 듯 함성이 요란했다. 펄쩍 뛰어오르는 것은 물론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후반 23분쯤 가나 측에 또 한 차례 실점해 점수 상황이 2대3이 되었지만 시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 뒤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한국팀이 가나를 계속 몰아붙이자 시민들은 손을 불끈 쥐고 고함을 질렀다.

시민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입을 모았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나를 추격한 대표팀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전반에 두 골을 먹을 때만 해도 승산이 없다고 봤는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후반에 2골을 내리 넣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며 "승패와 무관하게 국가대표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거센 비에도 거리에서 응원한 것에 후회가 없다"고 했다.

다수 사람들이 한꺼번에 운집하는 행사인 데다 날씨까지 궂어 경찰, 서울시 관계자, 붉은악마 등은 안전사고가 발생할까 봐 극도로 긴장한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날 인파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관 150명, 기동대 12개 부대(700여 명), 특공대 2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기온이 내려간 만큼 서울시는 혹시 발생할 저체온증 환자를 위한 임시 대피소도 차렸다. 기고자 : 박지민 기자 김휘원 기자
본문자수 : 154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