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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성장률 OECD 평균 미달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성장 한파가 한국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파도가 덮쳤고, 성장 엔진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둔화가 최대 교역국인 중국, 최대 무기인 반도체에서 벌어지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과 수교 이후 처음으로 중국 수출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한국 경제는 전 분기보다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OECD 회원 38국 평균(0.4%)보다 낮다. 연간으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OECD 평균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률이 OECD 평균을 밑돌면 1996년 OECD 가입 이후 첫 2년 연속 평균치 하회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이 OECD 평균보다 낮았던 적은 아시아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5.1%)과 코로나 확산이 심각했던 작년(4.1%)밖에 없다. 이때 OECD는 각각 2.9%, 5.6% 성장했다.

◇내년 성장률 1%대 전망 늘어나

내년 성장률 전망은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1%대로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정부도 1%대 전망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발표하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10월 일본계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내년에 한국이 0.7% 역(逆)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기재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을 1%대로 낮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한 국책 연구원 임원급 연구원은 "주요 전망 기관들이 1%대 성장률을 점치는데 정부가 정책 의지를 반영해도 2%대를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 신용 평가 회사인 피치와 한국경제연구원은 1.9%, OECD·한국개발연구원(KDI)·하나금융연구소는 1.8%, 한국은행은 1.7% 등 1%대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반도체 등 수출 핵심 흔들

무역수지를 떠받쳐온 대중 무역이 삐걱대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7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잠시 흑자를 기록한 9월을 빼면 5월부터 7개월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20일까지 누적으로 4억9900만달러 적자다. 올해 적자를 기록하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첫 대중 적자가 된다.

대중 무역 수지가 나빠진 것은 반도체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의 40%가 중국에서 나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월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420억25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6.3％ 줄었다. '제로(0) 코로나' 정책 등에 따른 중국의 경기 둔화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대중 무역 적자에 따라 전체 무역은 이달 20일까지 39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연간 기준으로 이미 역대 최대(2008년·132억6700만달러 적자)를 경신했다. 2008년 이후 14년 만의 적자가 된다.

◇투자은행들 "한국 경제 내년 어렵다"

글로벌 투자은행 9곳이 지난달 내놓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4%에 그친다. 노무라는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까지 전망했다. 노무라는 지난 6월까지는 내년 성장률을 1%대(1.5%)로 예상했지만, 7월(-0.8%)부터 4개월 연속 역성장을 전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60년대 이후 역성장은 세 차례 있었는데 전해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과 오일쇼크가 겹친 1980년, 1998년 외환 위기, 2020년 코로나 확산 등 심각한 외부 충격이 가해졌던 때"라며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주요 기관 및 해외 IB의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기고자 : 최형석 기자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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