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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출신 한병도 설득에 野, 보수예산 51억 수용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에서 대통령실이 요청한 '용산 청사 시설관리 및 개선' 예산 51억원을 전액 수용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대통령실 이전을 대표적인 '민생 무관' 예산으로 낙인찍고 번번이 칼질하던 민주당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지난 25일 예결위 소위에서 평소 기조대로 청사 관련 예산을 삭감하려 했지만, 대통령실이 공개한 낡은 용산 청사 사진을 본 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세상에 그런 곳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근무하고 있느냐"며 정부 요청액을 다 받아주자고 했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비서관과 정무수석으로 20개월 동안 청와대 생활을 했다.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영빈관 신설이나 조급한 청와대 이전으로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건 모두 반대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대통령실이 입주해 용산 청사에서 생활하고, 업무를 하고, 그곳에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런 곳에 불편과 안전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을 100% 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이 예결위원들에게 공개한 10장가량의 사진은 참혹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공용 공간과 화장실,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 부실이 있었다. 한 의원은 "건물에 비가 새고, 천장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며 "업무는 물론 안전까지 문제가 될 상황이었다"고 했다. 전기 배선은 별도의 조치 없이 테이프를 감아둔 채 운용 중이었고, 기계 시설은 녹슬었다. 대통령실 윤재순 총무비서관은 "건물을 신축하거나 시설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는 시설을 정비해 나가는 예산이기 때문에 정부 원안을 그대로 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사진 공개 후에도 용산 청사 예산 수용에 부정적이었지만 한 의원은 "이건 예산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이 파손돼 있고, 테이프로 묶어 놓고, 어이구야"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런 데서 근무한다고 사진을 밖에 내보내지 말라"고 했다. 한 의원은 "사진을 수거해 가라"고 주장했고, 대통령실도 보안상의 이유로 사진을 회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야당 의원은 예산 3억7800만원을 감액해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 한 의원 주장대로 예산안 원안이 통과됐다. 예결위 소위원장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야당이 아주 성숙한 자세로 지금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 의원은 현재 민주당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 단장을 맡고 있다. 한 의원은 "이번 관리 예산을 제외하고 다른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은 모두 반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이전은 여전히 반대지만, 현실적인 국격 차원에서 청사 관리 예산에만 협조한 것이라는 취지다. 한 의원은 "청와대에서 일한 경험상 대통령실 이전보다 훨씬 사소하고 자잘한 일도 여러 부처가 모여 TF를 구성해 일을 했었다"며 "대통령실 이전을 하려면 건물의 안전을 포함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갔어야 했는데 지금 청사가 낡았다는 건 준비가 제대로 안 됐다는 인증"이라고 했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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