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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내한… 유명 지휘자 틸레만까지 합류

27일 낮 경기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만추(晩秋)에 어울리는 브람스 교향곡 4번 1악장의 선율이 독일 명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63)의 지휘봉을 따라서 흘러나왔다. 독일 특유의 짙고 어두운 현악 사운드를 들려준 악단은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

베토벤·브람스·브루크너 등 독일 교향악에서 최고의 정평이 있는 지휘자 틸레만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휘는 많은 주문이나 말이 필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악단과의 케미스트리"라고 말했다. 이 말처럼 그는 참고용으로 악보를 곁에 펼쳐 놓기만 했을 뿐, 교향곡 전체를 암보(暗譜)로 지휘했다. 빠르지 않은 템포로 강약과 표현 등 디테일을 매섭게 다잡는 것이야말로 틸레만의 특징. 리허설이었지만 이들은 몇 차례 중단 외에는 끊지 않고 실제 공연처럼 이어서 연주했다. 틸레만은 악단의 사운드에 대해 "결코 기름지거나 무겁지는 않지만 다른 오케스트라보다 어두운 소리를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1570년 설립된 궁정 악단에서 유래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다. 올해 이 악단의 첫 내한 공연을 '450년 만의 방한'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푸르트벵글러, 카라얀 같은 명지휘자들이 이 악단을 이끌었고, 1992년부터 다니엘 바렌보임(80)이 음악 감독을 맡고 있다.

올해 취임 30주년을 맞아서 바렌보임이 지휘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건강 악화로 틸레만이 대신 지휘봉을 잡았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바렌보임이 틸레만과 직접 만나서 지휘를 부탁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틸레만이 이끌고 있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역시 1548년 창단됐다. 두 악단의 역사를 합치면 무려 926년. 가장 독일적인 악단과 지휘자의 만남인 셈이다.

2017년부터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으로 몸담고 있는 한국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30)씨는 "지난달 틸레만의 지휘로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함께 연주해서 계속 앙상블을 맞추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28일 롯데콘서트홀과 30일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 교향곡 전곡(4곡)을 연주한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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