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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책 예산은 줄이고 文신재생 관련은 늘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 심사에서 '윤석열 정부 정책 저지' 기조를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예산은 물론 기업 세금 부담 완화, 원전 산업 복원, 반도체 산업 육성 등 민생 및 경제와 관련된 법 개정과 예산까지 막거나 대거 삭감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 때 추진됐던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공공임대주택 보급 예산은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씩 늘리고 있다. 야당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라고 하지만, 여당은 "새 정부가 아무 일도 못 하게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청와대 개방(60억원), 용산공원 조성(165억원) 등을 대통령실 용산 이전 관련 예산이라며 삭감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 국가보훈처도 소속 공무원 인건비 예산 등의 감액이 추진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색채가 있는 기관의 예산은 모두 삭감 대상이 된 것이다. 전자정부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는 역대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돼온 것임에도 윤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과 관련 있다며 곧바로 14억원이 삭감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세법 개정에도 반대하고 있다. 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 중소·중견기업 법인세 부담 완화, 기업의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가업상속공제 확대는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심사가 보류됐다. 개인 납세자들과 관련되어 종합부동산세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도 논의가 보류됐다. 모두 "부자 감세에 해당한다"는 민주당 반대에 부딪혔다.

경제·산업 분야 예산에서도 민주당의 '칼질'이 계속되고 있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39억원), 원전 산업 수출 지원(36억원), 원전 산업 인력 양성(17억원) 등 원전 산업과 관련된 예산은 빠짐없이 삭감이 추진되고 있다. 고용부 산하 한국폴리텍대학에 반도체학과를 신설하는 예산도 350억원 중 200억원 삭감이 추진되고 있다. 정의당도 정부가 낸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 예산 191억원을 전액 삭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했던 사업 예산과 관련해선 윤석열 정부의 부분 축소를 무효화하고 정권 교체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가 시도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기업에 융자를 해주는 사업 예산은 올해 5722억원이었던 것을 윤석열 정부가 내년에 4173억원으로 줄이려 했으나, 민주당은 오히려 최대 2417억원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건물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면 보조금을 주는 사업도 정부는 올해 3214억원에서 내년에 2470억원으로 줄이려 했으나, 민주당은 올해와 같은 금액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5일 "민주당이 새 정부의 국정 과제 수행에 필수적인 예산을 모두 삭감하고 날치기하고 있다"며 "새 정부가 일을 못 하게 하려는 '정부완박(정부 권한 완전 박탈)' 횡포"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불필요한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윤석열 정부가 없애려 한 민생 예산을 살리겠다는 것이 우리 당의 방향"이라고 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 의장은 본지 통화에서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민생과 무관한 대통령실 이전이나 통치 기구 임의 신설 등에 예산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고, 원전 예산 중에서도 불필요한 것은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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