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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걸어가면 뒤에 생긴다" 김대건 신부 삶 영화로

    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2.11.25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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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탄생'
    김대건 신부 200주년 맞아 제작
    바티칸 교황청서 먼저 시사회

    바티칸 교황청에서 먼저 시사회를 가진 한국 영화가 있다.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1821~1846) 신부의 삶을 그린 영화 '탄생'(30일 국내 개봉)이다.

    지난 16일 교황청 시사회 당시 박흥식 감독과 김대건 신부 역의 배우 윤시윤 등 제작진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유흥식 추기경과 교황청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도 열렸다. 지난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서 제작한 이 영화에 대해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께 헌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길은 걸어가면 뒤에 생기는 것입니다"라는 김대건 신부의 대사처럼 '탄생'은 먼저 길을 내기 위해 앞장섰던 개척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유교적 신분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한 조선 후기, 자발적인 천주교 공동체의 탄생 과정을 초반부에 지극히 공들여 묘사한다. 그 속에서 김대건 신부 역시 탄생할 수 있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다.

    윤시윤이 맡은 영화 속 김대건 신부의 모습은 원숙한 성인보다는 순수한 신앙의 열정으로 충만한 청년에 가깝다.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성인의 얼굴을 가졌다"는 말씀을 전해 들은 윤시윤은 23일 간담회에서 "칭찬을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고 했다. 그는 "종교인, 신부님으로서 김대건을 연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꿈꿨던 불같은 청년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세속의 관점으로만 보면 영화에는 약점이 없지 않다. 아편전쟁 같은 역사적 사건부터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복잡한 셈법, 한국 천주교 초기 역사까지 모두 전달하려다 보니, 초반부 설명조 대사가 많다. 역사적 고증에 충실하기 위해 라틴어·프랑스어·영어·중국어 대사까지 모두 사용해서 외국어 분량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극도로 정직한 연출 덕분에 신자가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눈물짓게 되는 장면들이 적지 않다. 극심한 종교적 탄압 속에서 자신은 순교를 각오하면서도 다른 신도의 생명은 귀하게 여기는 모습에서 초기 공동체의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천신만고 끝에 신부가 되고서 고국 땅을 밟은 김대건 신부가 어머니와 함께 미사를 드리는 장면도 신앙심과 효심(孝心)이 어우러져 있어서 감동이 배가된다.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배우 안성기가 수석 역관 역으로 출연했다. 이경영·이문식·신정근·최무성·김광규·김강우 같은 배우들도 조연과 단역을 기꺼이 자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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