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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과 다른 광화문… 4년 만에 목청껏 "대~한민국"

    유재인 기자 장근욱 기자 김광진 기자

    발행일 : 2022.11.25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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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딩·핫팩 무장한 붉은악마들, 광화문광장 등 전국 12곳서 응원전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오! 오레오레!"

    24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에게 익숙한 이 응원가가 4년 만에 울려 퍼졌다. 얼굴 전체를 윗부분은 빨간색, 아랫부분은 파란색으로 칠해 태극 무늬로 씌운 한 시민이 북을 치며 목청을 높이자, 주변에 있던 시민 수백 명이 호응했다. 이윽고 그 옆에선 "대~한민국!" 하는 국가대표 구호가 울려 퍼졌다. 서울 양천구에서 퇴근하자마자 달려왔다는 이승호씨는 "4년 전 월드컵 때 강팀인 독일을 이겼지만 16강에 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며 "오늘 한국이 이겨 이번엔 16강에 가면 좋겠다"고 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들의 함성이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웠다.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의 조별 예선 첫 경기가 열린 24일, 오후 10시 우루과이와의 승부를 앞두고 이곳에선 오후 10시 기준 시민 1만2000명 이상이 모였다. 전국 12곳에서 수만 명이 거리 응원에 참여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시민들은 대형 참사로 슬픔에 잠긴 온 국민의 마음을 대표팀이 조금이나마 밝혀주길 기원하며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쳤다.

    경찰, 서울시, 종로구 등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에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서울시는 이날 광화문광장에 경기를 볼 수 있는 대형 화면 3개를 설치하고, 철제 펜스를 쳐서 응원 구역을 5개로 나눴다. 1만2000명에 달하는 인파가 구역별로 수천 명씩 골고루 분산해 밀집도를 낮추도록 유도한 것이다. 응원 구역 사이로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폭 3~4m 통로도 마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응원 구역 5곳의 넓이는 5600㎡인데 1㎡당 2명 안팎이 되도록 관리했다"고 말했다.

    형광색 상의를 입은 사람들이 통로 중간중간에 빨간 형광봉을 흔들며 시민들이 줄지어서 우측통행하도록 안내했다. 일부 시민이 대형 화면을 쳐다보는 등 이유로 멈춰서서 보행 속도가 느려질 때는 현장 안내자가 "멈추시면 안 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도 광화문광장에 경찰 약 540명을 투입해 안전 조치를 했다. 소방 또한 인명 구조나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현장 대처를 위해 광화문광장 일대에 소방공무원 54명과 소방차 9대를 배치했다.

    이번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겨울에 열려 시민들의 응원 모습도 사뭇 달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익숙했던 빨간색 반팔 티셔츠 대신 두꺼운 패딩 점퍼 등을 입고 핫팩을 손에 쥔 시민이 많았다. 과거와 같은 붉은 물결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열정만큼은 4년 전보다 뜨거웠다.

    서울 광화문에는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붉은색 옷과 소품을 착용한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뿔 머리띠를 쓰고 얼굴에 축구공 모양 스티커를 붙이고 광장으로 향하던 김모(25)씨는 "코로나를 장기간 겪고, 최근 이태원 참사까지 국민이 힘든 일이 많았는데 이렇게 거리 응원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좋겠다"며 "이기든 지든 설레는 마음을 갖고 응원했다"고 말했다.

    시합 내용이 두 팀이 팽팽하게 공방을 주고받는 것으로 전개되자, 시민들은 긴장 속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공격이 실패할 때는 탄식이, 우루과이의 공세를 막아냈을 땐 환호가 터져 나왔다.

    자정쯤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시민들 사이에선 아쉽지만 잘 싸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직장인 신모(28)씨는 "우루과이가 강한 팀이라 고전할 줄 알았는데, 대등하게 잘 맞서서 다음 경기도 충분히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 1만명 넘는 시민들은 현장 행사 요원, 경찰 등의 안내에 따라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광장을 빠져나갔다. 서울시도 사전에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광화문 인근을 지나는 46개 노선에 대해 마지막 버스가 오전 12시 30분까지 다니도록 조치했고, 광화문 인근 지하철도 오전 1시까지 평소보다 12편 늘렸다.
    기고자 : 유재인 기자 장근욱 기자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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