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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경찰서장들, 쉬는 날 파출소 달려간 까닭은…

    이해인 기자

    발행일 : 2022.11.25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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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돌발상황 대책 만들기 분주

    지난달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긴박한 순간에서 경찰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찰이 최근 다양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책 만들기에 분주하다. 지역 서장들이 쉬는 날에도 관내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 전화를 돌리는가 하면, 몇몇 지역 경찰청 중에는 '운석 충돌'같이 기상천외 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상부에 보고하는 곳도 있다.

    주말이었던 지난 12일 경찰청 감찰담당관실 직원 20여 명은 전국 258개 경찰관서 서장(총경)들을 대상으로 불시 위치 점검을 했다고 한다.

    현행 경찰공무원 복무 규정에 따르면, 경찰은 쉬는 날에도 '2시간 이내' 직무에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지킬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이태원 참사 때 당시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현장에 사건 발생 50분 뒤에야 나타난 점 등도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실 직원들은 지역 경찰서장들에게 "지금 위치가 어디냐" "가장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에 가서 내선으로 전화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날 위치 보고 지시를 받았다는 수도권 내 한 경찰서장은 "가족들과 집에서 쉬다가 부랴부랴 근처 지구대 가서 '전화 한 통만 쓰겠다' 하고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비수도권 지역 한 서장은 "원래 서울에 있는 본가에 방문하려고 여행 허가서를 제출했다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관사에 머물렀는데 천만다행이었다"고 했다.

    다양한 돌발 상황 때 경찰이 어떻게 움직일지 대안 만들기도 한창이다. 최근 강원경찰청은 운석이 강원도에 떨어져 주민 피해가 생겼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부 논의를 벌여 경찰청에 보고도 했다. 북한이 직접적인 도발을 할 경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총경 이상 경찰들에게 보낸 청장 명의 이메일에서 이 '운석 충돌' 시나리오를 만든 것을 직접 언급하며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운석 충돌과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방안을 논의하는 등 지휘 능력과 현장 대응력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른 관서에서도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논의와 훈련을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시나리오 만드는 게 전부가 아닌데, 경찰 대처가 산으로 가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청 고위 관계자는 "헬기나 비행기 추락 사고에 대응하는 훈련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운석 추락은 너무 나간 것 아니냐"며 "그걸 모범 사례로 꼽는 바람에 돌발 상황 대응 훈련이 기상천외한 상황 만들기 경쟁으로 변질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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