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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가 입구 봉쇄, 광양항 물류수송 전면 중단

    조백건 기자 김아사 기자 의왕=김광진 기자 광양=조홍복 기자

    발행일 : 2022.11.25 / 종합 A1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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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부산·대구·울산 등 전국 16곳서 파업 출정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24일 최저 운송료를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를 영구 시행하라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1조6000억원 피해를 냈던 지난 6월 총파업 이후 5개월 만에 또다시 총파업을 벌이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부산·대구·울산 등 16개 지역 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 직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와 부산·평택항, 현대제철, 시멘트 생산 시설 등 전국 주요 물류 거점에서 집회를 벌이고 '철야 대기'를 했다. 광양항에선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개 터미널 출입구를 차량으로 막아 이날 물류 수송이 중단됐다.

    오전 11시 50분쯤 의왕 ICD에서 출정식을 마친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인근 도로에서 운행 중인 화물차를 향해 "쪽 팔리지 않냐" "XXX야"라고 욕설을 하고 고함을 쳤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화물연대 비(非)조합원 차주 차량으로 보였다. 또 다른 화물차가 ICD로 진입하려고 하자 그 앞을 막아 서고 "(우리는) 안전운임제 확대하려 하는데 (너는) 뭐 하는 거야 XXX아" "넌 못 들어가 XXX야"라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결국 이 차량은 진입하지 못하고 현장을 떠났다.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에 조합원 2만2000명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중 43%인 9600여 명이 출정식에 참석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은 전국 화물차주(44만명)의 5%에 불과하다. 하지만 컨테이너 등 특수 대형화물차 기사 1만여 명이 화물연대 소속인 데다 시멘트·정유 등 핵심 물류 분야에선 운송의 과반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력이 강해 다수의 화물연대 비조합원 차주들도 눈치를 보고 운행을 줄이곤 한다. 화물연대는 이를 활용해 전국 물류 마비 사태를 노리는 셈이다.

    실제 총파업 첫날부터 시멘트 생산 공장이나 수도권 유통 기지에선 시멘트가 전혀 출하되지 못했다. 정부는 시멘트 운송의 70~80%를 화물연대가 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현재 육상 시멘트 운송이 완전히 묶이면서 레미콘 업계도 발이 묶였다"며 "재고로 버티는 건 길어야 2~3일 정도여서 며칠이면 건설 현장이 완전히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달 초 분양이 예정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레미콘 타설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현대차는 완성차를 출고 센터로 탁송하는 '카 캐리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해 공백이 생겼다. 이에 따라 울산 공장에선 현대차 배송센터 직원들이 투입돼 완성차를 이송하는 '로드 탁송'을 하고 있다. 하루 10만 개 타이어를 만들어 이 중 70%를 수출하는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에선 이날 선적을 위한 컨테이너 차량 등이 움직이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핵심 물류 분야 운송을 막아 '투쟁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가 운송의 70~80%를 담당하는 시멘트와 정유, 35%를 차지하는 컨테이너 등 운반을 막겠다는 속셈이다. 화물연대는 최근 유조차(油槽車) 운행 중단 등을 통해 '주유소 기름을 바닥 내라'는 지침을 전국 각 지부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는 법률상 올 12월 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게 돼 있는 안전운임제를 영구 시행하고, 그 대상 품목도 지금의 컨테이너·시멘트 2개에 철강재, 자동차 등 5개 품목을 추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이외에는 요구를 더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부는 불법 운송 거부·방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화물연대 업무 복귀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운송 개시 명령 발동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운송 개시 명령은 화물 운송에 큰 차질이 생겼을 때 국토부 장관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화물차주들에게 업무 복귀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으로 2004년에 생겼다. 이를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기 때문에 정부와 화물연대의 극한 대결로 이어질 수 있어 지금까지 발동된 적은 없다. 화물업계 관계자는 "전체 화물차주 중 3분의 1 정도는 화물연대 파업과 상관없이 운행을 하고 싶어 한다"며 "정부가 이들이 안전하게 운행을 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준다면 화물연대 파업 동력은 급격히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조백건 기자 김아사 기자 의왕=김광진 기자 광양=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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