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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야당만 되면 "방송법 개정"

    김민서 기자 박상기 기자

    발행일 : 2022.11.25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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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땐 방송인사 좌우하더니
    "공영방송 독립성 보장" 주장
    與 "방송 계속 장악할 속셈"

    더불어민주당은 24일 KBS와 MBC 등 공영방송 사장을 쉽게 바꾸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016년 야당일 때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발의한 뒤 통과를 주장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여당이 되자 입장을 바꿔 5년 내내 처리를 미뤘다. 그 기간 전 정부가 임명한 KBS, MBC 사장을 밀어내고 자기편 인사를 앉혔다.

    그러다 올해 대선에서 패하자 지난 4월 당시 소속 의원 171명 전원 명의로 재차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자기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공영방송 사장 인사를 좌우하다, 야당일 때는 정권이 손대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공영방송을 언론노조와 시민 단체가 장악하게 하는 '노영방송' 영구화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 시도가 갈수록 가관이다.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공영방송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혁에 착수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언론계 숙원이자 국민 염원인 방송법 개정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 안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현재 9~11명인 공영방송 이사회를 25인 규모 운영위원회로 개편하고, KBS ·MBC 사장 선임 때 전체 운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도록 규정했다. 운영위원 25명의 추천을 국회와 방송 단체, 시청자 기구, 언론학회 등에 맡기게 되는데, 국민의힘에서는 "민노총 언론노조가 장악하거나 이들과 가까운 방송 단체가 대다수라 결국 친(親)민주당, 친민노총 사장을 선임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해 왔다.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민노총 언론노조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 법안'이고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방송을 장악하려는 민주당의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송법 개정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 청원이 5만명을 돌파해 '국민 동의 청원'이 성립됐다"며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당일 때는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방송법 개정안을 대하는 태도가 '야당'일 때와 '여당'일 때에 따라서 표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야당이던 2016년 7월 당시 소속 의원 162명 전원 명의로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표 발의자가 지금의 박홍근 원내대표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가 방송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며 방송법 개정안에 '방송 장악 금지법'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조속한 법안 통과를 외치면서 의원 12명이 국회에서 농성까지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방송법 개정안 처리 입장을 180도 바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8월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뽑는 것이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말한 뒤 법 개정안 처리에서 손을 뗐다.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이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주장하자, 민주당은 스스로 발의했던 법 개정안 대신 공론화위원회 성격의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영방송 사장을 선출하자는 수정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성별·연령·지역에 따라 구성한 국민추천위 100~200명이 KBS와 MBC 사장을 투표로 뽑자는 것이어서, 정치권은 물론 방송사 내에서도 "방송사 사장을 인기투표로 뽑자는 거냐"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올해 3월 대선에서 패배하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함께 방송법 개정안을 다시 꺼내들었다. KBS와 MBC의 노조도 "자신들이 여당일 때는 가만히 있다가 윤석열 당선인 취임 이후 야당이 되자, 사장 선임 요건을 까다롭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했다.

    민주당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권에 따라 방송이 흔들리던 과거와 결별하고 국민이 주인 되는 공영방송의 새 장을 열어야 할 때"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과거와 결별은커녕, 법을 이용해 공영방송을 영구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이사회를 공영방송 운영위원회로 개편하고, 9~11명인 이사 숫자를 25명의 운영위원으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운영위원은 국회와 방송사 시청자위원회, 방송 관련 단체 등이 추천하게 했다. 국민의힘은 "운영위원을 추천하는 방송 단체, 시청자위원회, 노조 등 방송 직능 단체가 친민주당, 친민노총 언론노조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민주당이 공영방송의 '정치적 후견주의'를 탈피하자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민노총 언론노조 후견주의'로 변질된 법안"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의회 폭거의 상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기에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지금은 방송법 개정안보다 KBS 수신료 분리 징수와, MBC 민영화가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민주당과 민노총 언론노조에 장악된 노영방송에 국민이 더 이상 수신료를 낼 의무는 없다"며 "전기료에 세금처럼 강제 징수되는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는 게 옳다"고 했다. 이어 "MBC 역시 공영방송 아닌 노영방송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민영화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고 했다.
    기고자 : 김민서 기자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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