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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그리나

맛있는 백반 한 상을 떠올릴 때 생선구이를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보리굴비가 으뜸으로 꼽힌다. 음식점에서 1인분에 2만5000~3만5000원인 보리굴비 정식을 주문하면, 모두 적당히 건조한 '부세'를 구운 것이 상에 오른다. 부세는 같은 민어과인 조기와 비슷하다. 조기보다 크고 통통해 먹을 게 많다. 말리면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이 늘고 살이 쫀득해져 조기보다 더 맛있다.

굴비의 본고장 전남 영광군에 있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예그리나'가 부세 보리굴비를 시중 가격보다 20~40% 싸게 판매한다. 남궁경문 대표는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이문을 조금만 붙이며, 수익금도 장애인 복지사업에 사용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원물 가격과 재료비 등이 올랐지만 예전 가격으로 판매하고, 그렇다고 해서 굴비 치수 등을 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부세 보리굴비도 대부분 굴비의 본고장인 영광군 법성포에서 겨울철에 가공한다. 생(生)부세를 천일염으로 간을 한 다음 바닷바람에 한두 달 동안 말린다.

최근에는 전자레인지 등으로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증기로 찐 다음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하는 등 깔끔하게 손질해 1마리씩 개별 포장한 것이다. 참기름을 발라 프라이팬에 살짝 구우면 고들고들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더한다.

부세 보리굴비는 구들구들하게 구워서, 녹차를 우린 물에 밥을 말아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짭조름하면서 졸깃한 보리굴비 살과 은근한 녹차 향 등이 어우러져 별미다.

[표] 예그리나 부세 보리굴비 기고자 : 김수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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