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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임금 217억원도 못 받을듯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둔 포르투갈의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가 무적(無籍) 신세가 됐다.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23일 "호날두와 상호 합의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호날두는 작년 8월 친정팀 맨유에 복귀한 지 불과 1년 3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맨유에서 뛰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거쳐 12년 만에 맨유로 복귀했다.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0경기 18골을 넣으며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호날두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프리시즌 투어에 불참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요구했다. 잔류하기로 마음을 돌린 뒤에도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과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호날두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는 '조기 퇴근'까지 벌이자 구단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월드컵 전까지 리그 성적은 10경기 1골에 그쳤다.

외신에 따르면 호날두의 남은 임금은 1350만파운드(약 2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현지 매체들은 호날두가 약 7개월 남은 계약 기간에 대한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나는 맨유와 팬들을 사랑한다. 그것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맨유는 "올드 트래퍼드(맨유 홈구장)에서 346경기에 출장해 145골을 넣으며 공헌한 호날두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맨유의 모든 사람은 텐 하흐 아래에서 팀의 발전과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날두를 떠나보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호날두가 월드컵을 앞두고 했던 한 방송 인터뷰에서 구단과 감독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이 결별의 직접적인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지는 "호날두가 퇴장한 방식과 그 근거는 그의 명성을 심각하게 손상할 것"이라고 했다. 호날두는 인터뷰에서 "구단이 나를 쫓아내고 있다" "텐 하흐 감독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나도 그를 존경하지 않는다" "(시즌을 앞두고) 갓 태어난 아들이 사망했는데도 구단 고위진이 이를 공감해주지 않았다"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에 관심이 없다" "팀에 발전이 없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떠난 뒤 전혀 나아진 부분이 없다" 등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공교롭게도 글레이저 가문은 호날두를 내보낸 날 구단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 BBC는 "팬들은 오래전부터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떠나길 바랐다"고 했다. 실제로 맨유 관중은 최근 구장에서 '글레이저 나가라(Glazers Out)'라고 쓰인 걸개를 내걸었다.

포르투갈은 25일 오전 1시 가나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벌인다. 포르투갈은 29일 우루과이, 다음 달 3일 한국과 맞붙는다. 호날두는 무소속 상태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됐다. 앞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무적으로 나섰던 전례가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호날두가 선수단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대표팀 동료이자 맨유의 미드필더인 브루누 페르난드스와 갈등을 겪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호날두가 지난 21일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팀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포르투갈 대표팀 분위기에 여전히 관심이 쏠려 있다.

반면 포르투갈의 첫 상대인 가나는 별다른 변수 없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손가락 골절로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던 주전 골키퍼 조 월러콧이 도하의 가나 대표팀 캠프를 방문해 동료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앞둔 가나와 포르투갈은 각각 한국의 조별리그 2, 3차전 상대 팀이다. 두 팀의 전력을 엿볼 기회이다. 이들의 맞대결 결과가 한국의 16강 도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기고자 :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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