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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춰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수출전략회의를 처음 주재한 자리에서 그동안 강조해온 '모든 부처의 산업부화(化)'는 물론 정부의 외교 전략도 '수출'에 맞춰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정부의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 관련 예산을 야당이 국회에서 전액 삭감 시도하는 데 대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수출 총력전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현 정부 들어 처음 개최한 이날 수출전략회의는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서 열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경제·산업 관련 부처 장관과 한국무역협회, 해외건설협회 등 민간 협회와 기업 관계자, 코트라·한국수출입은행 등 수출 지원 기관 인사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예정된 1시간 1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정부는 애초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되살려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범부처 회의로 격을 높였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안보 복합 위기에 기업 힘만으로는 수출 확대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미·중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종전처럼 수출 기업들이 알아서 잘 클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며 "정부의 적극적 선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든 부처가 산업부라 생각하고 수출 진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해온 윤 대통령은 이날도 "환경부도 환경 산업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규제 기관에 머물러선 안 되고 '기업 지원 조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외교도 수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동남아 순방을 다녀온 윤 대통령은 "안보를 위한 외교 활동을 빼면 모든 해외 순방은 철저하게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져야 한다"면서 "장관들도 비즈니스 이슈를 중심에 놓으라"고 주문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이 사우디와 맺은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언급하며 "내용이 구체적이고 사우디 의지가 강해 실현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기고자 :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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