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치솟은 금리 감수하며 '버티기'

자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치솟은 금리 탓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체 19개 은행 중 산업·농협·한국씨티은행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지난달 신규 기업대출 평균 금리가 모두 연 5%를 넘겼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들이 주로 거래하는 지방은행의 평균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된 전북은행의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전월 대비 0.52%포인트 오른 연 6.16%로 19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 밖에 경남은행(5.75%)을 비롯해 제주은행(5.57%), 광주은행(5.53%), 대구은행(5.51%) 등 다른 지방은행 기업대출(신규) 평균 금리도 지난달 일제히 5% 중반대로 올라섰다.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기업 신용도나 보증, 담보 여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근 들어선 연 10% 넘는 고금리 대출 비율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전북은행의 지난 8~10월 연 10% 이상 기업대출(신용) 비율은 25%로 직전 3개월보다 5.1%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제주은행도 연 10% 이상 기업 신용대출 비율이 4.7%에서 7.2%로 확대됐고, NH농협은행(5.9%→ 6.3%)과 우리은행(4.6%→5.2%)에서도 각각 증가세를 보였다.

일선 기업들 사이에서는 "은행 대출을 받을 수만 있으면 다행이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경기 악화 등에 대비해 은행들이 최근 기업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매출이 적은 기업은 대출이 거절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예전엔 굳이 보지 않던 직원 증감 추이나 매출처별 세금계산서를 일일이 확인하는 등 '돋보기' 심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보니 대출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한국은행은 회사를 운영해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율이 작년 14.9%에서 올해는 18.6%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은행들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기업의 사업성을 더 면밀히 검토하고, 기업이 속한 업황 전망까지도 참고하는 등 보수적으로 심사하는 분위기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본문자수 : 1123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