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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를 대표하는 축구 영웅

"페널티킥 휘슬이 불린 순간 누가 찰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는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고, 이번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빛났다." (로버트 페이지 웨일스 감독)

인구 300만 웨일스가 64년 만에 오른 월드컵 무대에서 인구 3억 미국을 상대로 귀중한 승점을 챙겼다. 웨일스와 미국은 22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19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처음으로 맛본 월드컵에서 웨일스 선수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64년 만에 오른 세계 최고의 무대 첫 경기를 결코 내주면 안 된다는 부담감과도 싸우는 듯했다. 전반 8분에는 상대 선수가 올린 크로스를 수비수 조 로든이 머리로 걷어내려다 동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등 자책골을 넣을 뻔하기도 했다.

웨일스는 결국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대통령 조지 웨아의 아들인 티머시 웨아(프랑스 릴)에게 전반 36분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이 끝났을 때 웨일스는 볼 점유율(34%)에서 미국(66%)에 크게 뒤졌다.

웨일스엔 이번 월드컵 진출을 이끈 '캡틴' 개러스 베일(33·로스앤젤레스FC·사진)이 있었다. 2010년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최고의 축구 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베일은 올해 6월 미국에 둥지를 틀었다. 기량이 하락해 전 소속팀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사실상 방출당했기 때문이다. MLS(미 프로축구) 로스앤젤레스FC에서도 주전을 꿰차기보다는 경기 후반에 '조커'로 투입되는 등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날 베일은 결정적인 동점골로 웨일스 대표팀 최다골(41골) 명성을 이어갔다. 패색이 짙었던 후반 34분, 베일은 수비수 워커 지머먼(내슈빌SC)의 다리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고 직접 키커로 나서 오른쪽 골대 구석을 향해 왼발슛을 때렸다. 상대 골키퍼가 방향은 예측했지만, 워낙 킥이 강력해 공은 그대로 골망에 빨려 들어갔다. 베일의 월드컵 첫 골이었다. 양 팀은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경기 최우수선수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베일은 "우리 팀의 전반 경기력은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미국이 훨씬 좋은 경기를 했다"면서 "후반 막판에 페널티킥이 선언된 순간, 내가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에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우린 다음 경기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웨일스는 오는 25일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8년 만에 최고의 무대에 돌아온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도 강팀의 저력을 발휘했다. 네덜란드는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A조 1차전에서 2대0으로 웃었다. 2018 러시아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네덜란드는 2014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의 월드컵에서 기분 좋은 첫 승리를 챙겼다. 네덜란드는 26일 에콰도르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는다. 기고자 :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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