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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커제 九단

〈제11보〉(151~176)=좌변은 원래 백의 영향권에 놓인 땅이었다. 사방에서 알찬 실리를 챙긴 흑과 달리 백은 이 한 곳에 미래의 모든 꿈을 걸고 투자했다. 하지만 흑이 게릴라 부대를 앞세워 백진을 통째로 깨겠다고 나서면서 핵심 전장이 됐다. 복잡하게 얽힌 좌하귀 전투의 결말은 패(覇). 초반 포석 시대를 떠올리면 그야말로 뽕나무 밭이 시퍼런 바다로 바뀐 형국이다.

백이 △로 팻감을 쓴 장면. 흑은 여기서 이 바둑을 끝낼 기회를 놓친다. 151로 좌상귀 팻감을 받지 않고 152에 두어 패를 해소, 바꿔친 뒤 '가'에 붙여 하변을 넘어갔으면 흑승이었다. 실기(失機)한 죄과로 159, 165, 171 같은 악수 팻감을 연속 쓸 수밖에 없었다. 166까지 되고 보니 이제는 '가'의 끝내기 맥점도 사라졌다.

백이 174로 팻감을 썼을 때 175(152 자리)로 이어 패를 해소한 수도 문제였다. 이 바둑을 흑이 진다면 패착으로 규정될 만큼 대악수다. 참고도 1로 상중앙 흑을 살아둔 뒤 패를 계속할 곳. A, B 등 팻감은 흑이 더 풍부하다. 176이 놓이면서 좌하귀를 뒤덮었던 불길은 상중앙 쪽으로 옮아갔다. (155 161 167 173…▲, 158 164 170 175…152)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3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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