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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측근들의 회유 정황… 檢, 정진상 영장에 적시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성남시장으로 대장동 개발을 최종 결재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됐는지를 본격 수사 중인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대장동 사업 진행 과정은 지방자치 권력과 민간 업자 간의 유착에서 나온 범죄 행위"라며 "지방자치 권력 사유화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장동 특혜·비리를 인지(認知)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당연히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자 범위를 넓히는 '친필 지시'를 내려 결과적으로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가 민간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초과이익 환수 조항' 배제, '제1공단 공원화 사업 분리' 결정 등으로 대장동 일당이 4040억원을 배당받게 했다는 의혹도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대표의 측근이며 대장동 일당에게 1억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근무했던 경기도청을 압수 수색했다. 정 실장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2018년 7월부터 작년 10월까지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일했다. 검찰은 이날 정 실장의 이메일 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김용(구속 기소)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 수익 중 428억원을 김만배씨에게 받기로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 실장이 이 대표와 '정치적 공동체'라는 관계를 바탕으로 대장동 특혜·비리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실장 압수 수색 영장에 이 대표가 107차례 등장한다.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지난 21일 대장동 재판에서 "(2014~2015년) 기준으로 성남에서 이재명 시장만큼 영향력이 있고 인사권도 전부 가진 사람은 정진상씨, 성남시의원이자 최측근으로서 이 시장을 도우며 자금을 주로 담당한 사람은 김용씨라고 김만배·유동규씨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인 김용 부원장이 남욱씨 등에게 받은 혐의가 있는 '불법 대선 경선 자금' 8억4700만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자금 조달과 조직 관리 업무를 맡았다. 그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이 대표 이름이 56회 나온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유동규씨를 회유하려 한 정황도 포착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작년 9월 대장동 사건 수사가 시작될 때 정 실장이 유씨에게 '우리는 모르는 척하고 개인 비리로 몰아갈 것이고, 우리대로 선거를 밀어붙일 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라'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정 실장 영장에 포함됐다. 검찰은 정 실장이 유씨에게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9월 말 유씨가 검찰 압수 수색을 당하기 직전 정 실장이 유씨와 통화에서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나온다.

또 김 부원장이 검찰 출석을 앞둔 유씨에게 '어디 가서 쓰레기라도 먹어라, 배탈이 나서 병원에 입원해라' '침낭을 들고 태백산맥으로 가서 열흘 정도 숨어 지내라'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정 실장 영장에 등장한다. 김 부원장이 유씨를 도피시키거나 회유하려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정 실장 본인이 "처벌을 회피하고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도망할 염려가 높다"는 내용도 영장에 나온다. 검찰은 정 실장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사기 등 여러 사건에서 수년간 소재 불명으로 기소 중지가 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검찰은 또 지난달 24일 김 부원장이 압수 수색을 당하자 정 실장이 유동규씨에게 위해를 가할 듯한 문자 메시지를 아내와 주고받았다며, 정 실장을 불구속 상태로 두면 주요 참고인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법원은 지난 19일 정 실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하며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지난 21일 "판사가 이례적으로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다, 없다를 기재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픽] 남욱이 말하는 대장동 일당 역할분담 기고자 : 김정환 기자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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