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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밤 우루과이전 한국팀의 필살기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훈련 중인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는 늘 프리킥 연습용 수비벽 모형이 운동장 한가운데 놓여 있다. 전력 노출을 우려한 듯 취재진 앞에서는 프리킥을 연습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을 중심으로 프리킥에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로는 충분했다.

프리킥은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돌처럼 약팀이 강팀을 한 번에 넘어뜨릴 수 있는 무기다. 보통 상황에선 강팀의 탄탄한 수비를 벗겨내기 쉽지 않은 반면 상대 수비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프리킥은 한 방으로 골네트를 흔들 수 있다. 안와골절 부상을 입고 회복 중인 손흥민이 큰 움직임 없이 골을 노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루과이 쓰러트릴 '독침'

벤투호가 지난 6, 9월 평가전을 거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손흥민의 프리킥이다. 손흥민은 최근 출전한 A매치에서 프리킥으로 세 골을 넣었다. 지난 6월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은 페널티 아크 안쪽에서 직접 프리킥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그는 대표팀에서 당시 기준 100경기를 뛰는 동안 2015년 미얀마와의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딱 한 차례 프리킥 골을 넣는 데 그쳤다.

자신감을 얻은 손흥민은 바로 다음 A매치였던 파라과이전에서도 0대2로 뒤지고 있던 후반 20분 프리킥 골을 넣었다. 칠레전 때보다 2~3m가량 먼 거리였지만 위치 추적 장치가 달린 것처럼 공이 골네트 빈 공간을 여지없이 뒤흔들었다. 지난 9월 코스타리카전에선 후반 40분 2대2 무승부를 만드는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앞선 2골과 달리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곳에서 깔끔하게 감아 차 오른쪽으로 넣었다.

손흥민은 프리킥 정확도가 크게 높아진 데 대해 "결국엔 훈련이 답이다. 운동 끝나고 시간 날 때 프리킥 연습을 계속해 왔던 게 이제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덕분에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올 시즌부터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29)을 제치고 전담 프리킥 키커로 나선다. 영국 '디애슬레틱'은 이번 월드컵을 전망하며 "한국의 손흥민이 가장 위협적으로 직접 프리킥을 찰 수 있는 선수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벤투호의 전술 훈련이 선수들에게 녹아든 결과이기도 하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붙는 페널티킥과 달리 프리킥은 수비벽, 달려드는 상대 수비수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 이에 대응해 다른 한국 선수들이 미리 약속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교란해 줘야 한다. 지난 6월 칠레전에선 한국 선수 둘이 수비벽 사이에 무릎 꿇고 앉는 등 골키퍼의 시야를 방해했다. 덕분에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한 골키퍼를 넘어 골이 들어갔다.

◇손 없으면 정우영·황인범·백승호

손흥민이 24일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 뛸지는 미지수다. 그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 대안은 누가 될까. 제1 옵션은 정교한 킥을 갖춘 수비 미드필더 정우영(33·카타르 알사드)이다. 정우영은 2019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아시아 2차 예선에서 페널티박스 부근 프리킥 골을 넣으면서 2대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2019년 홍콩전에서 프리킥 골을 넣은 황인범(26·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역시 지난 1월 몰도바를 상대로 프리킥으로 골망을 가른 백승호(25·전북 현대) 등도 후보로 꼽힌다.

[그래픽] 벤투호 구한 손흥민 3번의 프리킥 기고자 : 도하=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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