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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같은 70대를 살 것인지
70대 같은 50대를 살 것인지
근육에 달려있어…

노화(老化)는 근육부터 시작된다. 근육은 40세를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70세부터 감소 속도가 더욱더 빨라진다. 근육이 줄면 근력만 떨어지는 게 아니다. 근육이 있던 자리에 지방이 채워져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살이 쉽게 찌는 몸으로 변하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근력과 근육이 함께 줄어드는 '근(筋)감소증'은 치매를 비롯해 당뇨·고지혈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50대 같은 70대를 살 것인지 70대 같은 50대를 살 것인지'는 근육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년 인구 42% 근감소증 앓아

걷고, 물건을 들고, 음식을 소화하고, 숨 쉬는 등 모든 일상 활동에 6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근육이 관여한다. 문제는 나이 들수록 근육이 감소해 근감소증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중 42%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량이 1kg/㎡ 감소할 때마다 사망 위험이 2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근육은 뼈·혈관·신경·심장 등 신체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뼈는 근육에 의해 자극받아 밀도를 유지한다. 따라서 근육이 약해지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그뿐만 아니라 보행 능력과 신경조직이 감소하면 뇌 수축에 영향을 끼쳐 치매 위험까지 커진다. 근육량이 적으면 다른 병을 이겨내기도 힘들다.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76%나 높고, 65세 이상 직장암 환자 중 근감소증이 있는 그룹의 생존율은 38%로, 그렇지 않은 그룹의 92%보다 크게 낮았다.

근감소증은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나이 들어 근육이 줄고 그 자리에 지방이 채워지면 체중 변화가 없어 근감소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유 없이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계단 오르기가 어렵거나 ▲쉽게 피곤하고 ▲숨이 찬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근육량을 점검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양쪽 엄지와 검지로 원을 만든 후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감싸면 되는데, 원보다 종아리가 헐렁한 사람은 근감소증 위험이 크다.

◇근육 원료 단백질, 암세포 억제하고 면역력 키워

근육 감소를 막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근력 운동과 함께 근육의 구성 요소인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칼프로텍틴(calprotectin)이란 단백질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항체와 백혈구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면역력을 높이는 필수 영양소로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해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까지 키운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할수록 비만 위험도 낮아지며, 동물성 단백질은 노인 난청 예방에 효과적이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당이 빨리 떨어져 금방 배가 고프고 피부 탄력이 저하된다. 더불어 영양 공급 감소로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손톱은 쉽게 갈라진다.

단백질은 몸에 저장되지 않는 영양소다. 따라서 몸이 충분히 흡수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나눠서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체중 60kg 내외의 성인 기준으로 매끼 ▲지방이 적은 살코기나 생선 약 100g ▲두부 한 모 ▲달걀 2~3개 정도의 양이 필요하다. 소화력이나 씹는 기능이 부실한 노년층의 경우 부담스러운 양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성인 1만5639명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인구 3명 중 2명은 '단백질 섭취량 부족'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은 단백질 부족 상태에서 운동만 하면 오히려 근육이 더 빠지며 단백질 흡수율도 낮아진다. 따라서 한 종류의 단백질만 먹기보다는 동·식물성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합성 효율이 높아지고 체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다. 초유(初乳) 단백은 면역조절 기능에 필요한 글로불린과 성장인자, 항균물질인 락토페린 등이 골고루 들어있어 면역력 증진과 근육 생성이 필요한 노년층에게 좋다. 산양유 단백은 근 성장에 필요한 류신 등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며 소화가 잘 돼 중·노년층도 먹기 편하다. 기고자 : 문미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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