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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이 지난 18일 사내 공지를 통해 "대졸 입사 예정자와 현재 대졸 초임을 적용받는 1년 차 직원의 초임을 5300만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 5150만원이었던 초임을 3% 가까이 인상하기로 한 것이죠.

이는 최근 SK하이닉스와 불붙은 '초임 경쟁' 때문입니다. 지난 7월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하이닉스는 원래 5040만원이었던 초임을 5300만원으로 높이며, 당시 삼성전자(5150만원)를 앞지르는 '도발'을 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요샌 무조건 연봉 100만원이라도 더 주는 곳으로 간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지원자들의 연봉 민감도가 무척 높다"고 말합니다.

SK하이닉스는 또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아 200만원짜리 '허먼밀러' 의자를 전 직원에게 주고, 강원도 레고랜드를 사흘간 통째로 빌려 임직원 가족을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 내부에선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우리 연봉이 '이천 쌀집'(쌀로 유명한 이천에 본사를 둔 SK하이닉스의 별칭)보다 못 한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죠.

결국 삼성 반도체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10cm, 다비치, 에일리 같은 유명 가수를 줄줄이 회사로 초청해 '깜짝 사내 공연'을 열고, 최고급 키보드와 마우스를 지원하며 직원들 사기 진작에 나섰습니다. 부모, 자녀 등 직원 가족들을 회사로 초청해 '명예 사원증'을 나눠주고, VIP에게만 보여주는 반도체 생산 라인도 개방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고 또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입니다. 코로나 당시 게임·인터넷 업계가 촉발한 연봉 인상 경쟁에 기술 인재들이 우르르 판교로 빠져나가자, 반도체 업계는 심각한 인력난에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정작 고임금 경쟁을 촉발했던 게임·IT 업계는 최근 '인건비 부메랑'을 맞으며 채용 동결에 들어갔지만, 반도체 업계는 여전히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 애타는 구애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기고자 :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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