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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깡통전세' 대책 발표

정부가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기로 한 날의 다음 날까지 집주인이 저당권 등 담보권을 새로 설정할 수 없다'는 조항을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에 신설하기로 했다.

세입자가 계약 당일 확정일자를 받아도 법적 효력은 다음 날 발생하는 점을 집주인이 악용해 전세 계약 후 은행 등에서 담보 대출을 받아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집주인이 이 조항을 어기면 '세입자는 임대차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고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도 넣기로 했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아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시행령 등을 개정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집주인이 의도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전세 사기', 매매가에 비해 전셋값이 높아 세입자가 계약이 끝나고도 보증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깡통 전세' 등이 늘어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보호하려는 조치이기도 하다.

정부는 전세 세입자가 자신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다른 임차인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선순위 임차인 정보' 확인권도 신설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세입자가 집주인 동의를 받아 관련 정보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집주인이 이를 거부하면 정보를 받을 수가 없게 돼 있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선순위 보증금 등 정보 제공에 대해 동의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집주인의 정보 제공 동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세입자가 계약 전에 집주인이 체납한 세금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체납 세금이 전세 보증금보다 우선돼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현행법상 임차인은 집주인이 체납 세금을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게 돼 있다. 앞으로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납세증명서 제시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세입자가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 세무서에서 체납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또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임차인이 담보 순위와 상관없이 보증금 중 일정 금액을 우선 돌려받을 수 있는 '최우선 변제금'의 범위와 보장 금액이 각각 1500만원, 500만원 상향된다.

현재 서울 기준 보증금 1억5000만원 이하 임차인에게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해주고 있는데, 보증금 1억6500만원 이하 임차인에게 보증금 5500만원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래픽] 전세 사기 및 깡통 전세 방지 대책 기고자 :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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