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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의 무게를 견뎌라

'오 캡틴! 마이 캡틴!'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이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발표했던 시의 제목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선생님을 향해 울부짖는 대사로 유명해졌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도 조국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캡틴(captain·주장)'들이 있다. 이들이 주장 완장을 차고 월드컵 우승이라는 오랜 한을 풀어주기를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베일, 64년 만의 월드컵 출전 이끌어

개러스 베일(33·로스앤젤레스FC)은 2010년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최고의 축구 스타로 군림했다. 베일은 준수한 외모 덕분에 광고에도 자주 등장했다. 손흥민(30)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잠시 한솥밥을 먹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이런 베일을 팬들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가 축구 '변방' 웨일스 출신이라 최고의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최고 스타'라는 꼬리표가 그를 늘 따라다녔다.

그러나 웨일스는 지난 6월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A조 결승에서 우크라이나를 1대0으로 꺾고 유럽에 배정된 마지막 본선 티켓을 따냈다. 주장 베일이 결승골을 이끌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베일이 올린 공이 상대 선수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64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는 웨일스는 오는 22일 미국과 B조 1차전을 치른다.

◇레반도프스키, 월드컵 첫 골 노려

'득점 기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FC바르셀로나)는 폴란드가 낳은 최고의 골잡이로 평가받는다. 2010년 도르트문트부터 2022년 바이에른 뮌헨 시절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통산 384경기에 출전해 312골을 터뜨렸다. 분데스리가 역대 득점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으로, '전설' 게르트 뮐러(365골·427경기)에게만 뒤진다.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해 13골을 뽑아내며 득점 1위를 달리는 등 여전한 공격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역대 폴란드 대표 선수 중 득점 1위(76골)에 빛나는 레반도프스키는 정작 월드컵에선 한 번도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폴란드는 2010·2014년엔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땐 H조 4위(1승 2패)로 일찍 짐을 쌌다. 폴란드는 당시 2골을 넣었지만, 레반도프스키는 침묵하며 팀의 탈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주장 레반도프스키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이번 월드컵에서 득점하는 것이 큰 꿈이다.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오는 23일 멕시코와 C조 1차전에서 맞붙는다.

◇모드리치·아자르, 4년 전 월드컵의 설움 씻는다

크로아티아의 주장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는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축구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2018년 수상했다. 메시나 호날두가 아닌 선수가 발롱도르를 받은 것은 11년 만이었다. 모드리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모드리치는 당시 크로아티아가 치른 7경기에 모두 출전해 총 694분을 뛰며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대회 최우수선수 격인 골든볼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크로아티아는 결승에서 프랑스에 무릎을 꿇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 이제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모드리치에겐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2018 러시아 월드컵 3위에 올랐던 벨기에의 주장 에덴 아자르(31·레알 마드리드)도 카타르에서 설욕을 노린다. 2018년 대회 당시 벨기에는 준결승에서 프랑스에 0대1로 패했다.

[그래픽] 우승에 목마른 캡틴들 기고자 : 박강현 기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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