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오늘 사상 첫 A매치 맞대결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는 월드컵 우승이 단 한 번뿐이다.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후 4위가 최고 성적이다. 손흥민의 팀 동료인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29·토트넘)은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오르고도 웃지 못했다. 정작 크로아티아와 벌인 준결승에서 침묵했고, 잉글랜드는 연장 접전 끝에 1대2로 무릎 꿇었다.

아직 리그와 국제대회에서 '무관(無冠)의 제왕'에 머물고 있는 케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주장 완장을 차고 생애 첫 우승 트로피 사냥에 나선다. 이란, 미국, 웨일스와 함께 B조에 속한 잉글랜드는 21일 오후 10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인다. 잉글랜드와 이란이 A매치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잉글랜드는 유럽 예선을 무패(10경기 8승 2무)로 장식하며 조 1위로 통과했고, 이란 역시 한국을 제치고 아시아 예선 A조 1위(8승 1무 1패)에 오른 강호다.

두 팀의 경기는 전형적인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잉글랜드는 최종 엔트리 26명 중 케인을 비롯한 25명이 프리미어리그 소속이다. 나머지 한 명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뛴다. 32국 선수단 전체 이적료 순위에서 잉글랜드는 14억9900만유로(약 2조806억원)로 1위다. 반면 이란은 이적료 총합이 5300만유로(약 735억6000만원·28위)로 잉글랜드의 30분의 1 수준이다.

FIFA 랭킹 5위 잉글랜드는 미국(16위)과 웨일스(19위)를 만나기 전에 이란(20위)을 상대로 손쉽게 1승을 챙겨야 이번 대회 전망을 밝힐 수 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이란전을 사흘 남겨둔 지난 18일 30도의 불볕더위 속에서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주장 케인이 앞장선 가운데 래힘 스털링, 해리 매과이어 등 주요 선수들이 모두 훈련에 참가했다.

앞선 5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조별리그 탈락했던 이란은 사상 첫 16강 도전에 나선다. 이란은 객관적 전력에서도 밀리는 데다 경기 외적으로도 불편한 상황에 놓였다.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한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저항 시위가 벌어지자 당국은 유혈 진압에 나섰고, 각국에선 이란을 월드컵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란 대표팀 간판선수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은 정부의 시위 탄압을 비판했다가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뻔했다. 다른 선수들도 최근 친선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는 등 간접적으로 저항하는 뜻을 드러냈다. 카를루스 케이로스(포르투갈) 이란 감독은 "선수들에겐 자신의 의사를 드러낼 권리가 있다"며 두둔했다. 이란 선수단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B조의 다른 두 팀 미국과 웨일스는 22일 오전 4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A조의 세네갈과 네덜란드는 22일 오전 1시 1차전을 벌인다. 세계 정상급 센터백인 세네갈의 칼리두 쿨리발리(첼시)와 네덜란드의 버질 판데이크(리버풀)의 대결로 눈길을 끈다. 기고자 : 김상윤 기자
본문자수 : 150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