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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퍼·코트뿐이던 겨울 패딩의 변신

"드디어 구름빵 장만했어요. 없는 사람은 있어도 하나만 가진 사람은 없다는! 왕구름빵 때문에 오픈런 처음 해봤어요." "멜론빵이랑 거봉빵 사러 직구·리셀(재판매) 사이트 다 뒤졌어요. 수집병 도졌나 봐요. 떼샷(여러 개 모은 사진) 봐주세요."

전국 빵순이·빵돌이(빵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였나 싶다. 크기와 색깔 따라 구름빵, 먹구름빵, 왕구름빵 등을 비롯해, 크루아상 모양의 초코빵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언뜻 빵 맛집을 찾는 사람들의 대화 같지만, 이들이 말하는 빵은 먹을 수가 없다. 빵처럼 보송보송한 패딩 가방을 뜻하기 때문이다.

겨울치고는 포근한 날씨에도 패딩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점퍼나 코트 등 외투로 주로 입던 패딩이 가방, 모자, 헤어밴드, 머플러 등 액세서리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스웨덴 패션 브랜드 코스(COS)의 퀼티드백(quilted bag·누빔 가방). 패션 아이콘으로 통하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들고 다니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되면서, 이제는 매장에 들어오는 대로 매진되는 제품으로 부상했다. 구름처럼 둥근 모습에 '구름빵'이란 애칭이 붙더니, 녹색은 멜론빵, 보라색은 거봉빵, 회색은 먹구름빵 등으로 불린다.

구름빵 가방은 면으로 된 원단에 솜을 넣고 누벼 가벼우면서도 튼튼하다는 평. 가로세로 40㎝ 정도의 오버사이즈(대형) 가방은 노트북은 물론 각종 잡동사니를 많이 넣을 수 있어 '보부상 가방'으로도 불린다.

완판 행렬에 이른바 '클론템(복제한 듯 똑같이 들고 다니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원가 69유로(약 9만6000원) 제품이 리셀가로 5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보테가 베네타, 프라다, 몽클레르 등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도 나일론류의 튼튼한 폴리아미드 섬유로 된 패딩 가방을 여럿 선보였다. 남녀 공용. "월급 아껴 1년을 기다렸다"는 등의 '구매 후기'가 이어지면서 2030세대의 '위시템(갖고 싶은 제품)'으로 꼽힌다.

가죽 제품은 폭신한 느낌 때문에 '베개 가방'으로도 불린다. 프랑스 고급 가죽 패션 브랜드 르메르가 선보인 크루아상 모양의 가죽 패딩 가방은 초코빵이란 애칭을 얻으며 화제가 됐고, 보테가 베네타, 로에베, 멀버리, 루이비통 등은 아예 '필로우백'이란 이름의 가방을 선보였다.

퀼팅·패딩 제품은 아웃도어 제품에 스타일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인 스노우피크에서 선보인 패딩 가방은 남녀 공용으로 인기. 패션 커머스 플랫폼인 에이블리 관계자는 "아웃도어 활동에서 입는 옷을 평범한 일상복처럼 소화하는 트렌드가 젊은 세대에서 확대되면서, 패딩 제품은 가방, 모자 등 포인트 아이템까지 확대되며 패션의 완성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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