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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강성지지자, 국회축구 비난
野의원 일부는 사진 지우고 사과

22년 만에 열린 여야(與野) 축구 대회에 참석한 야당 의원 일부가 페이스북 등에 '인증샷'을 올렸다가 강성 지지자들의 비판 세례를 받고 이를 20일 삭제했다. 여야 협치 복원을 위해 열린 축구 대회였지만 강성 야권 지지자들은 "지금이 이런 인증샷 올릴 만큼 한가하냐"고 비난했다. 여야의 정치 양극화가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축구 경기는 지난 18일 열렸다. 경색된 정국 상황 속에서도 여야가 격의 없이 만나 화제가 됐고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후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호평이 쏟아졌다. 민주당 소속 참가 의원들도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소감을 남겼다. 윤호중 의원은 사진과 함께 "여야가 서로 부대끼고 격려하며 멋진 경기를 치른 것처럼 앞으로도 건강한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신현영 의원은 "냉각기의 여야가 축구로 화합했다"고 했다. 이수진 의원은 "민생 정치에 속 시원한 골을 넣기 위해 계속 뛰겠다"고 했다.

하지만 야권 강성 지지층은 비난을 쏟아냈다. "지금 시국이 이럴 때인가" "그냥 국짐에 가라" "정신 차리라"고 했다. 여야는 전쟁이고 축구 경기 같은 건 용납할 수 없다는 극단적 목소리다. 의원들 반응도 허무하다. 신현영 의원은 "주시는 말씀을 겸허히 받겠습니다"라고 사과 취지의 글을 올렸고, 일부 의원은 결국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극단 지지층은 "우리가 이겼다"고 쾌재를 올렸을 것 같다.

국회의원 축구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침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축구를 해왔던 의원들이 있었고, 이들이 거국적으로 국회가 화합하자는 취지에서 대회를 추진했다"고 했다. 22년 만에 재개됐지만, 거창한 취지가 있다기보단 자연스러운 여야의 화합으로 이뤄진 대회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취지는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이들은 오로지 진영 논리와 '내편, 네편'만 생각했다. 어쩌다가 여야의 축구 경기조차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의원들조차 이를 인정하게 됐는지 안타깝다. 기고자 : 양승식 정치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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