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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빌미로 野일부 장외투쟁 나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강민정·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 의원 등 7명이 19일 서울시청 근처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쳤다. 친야(親野) 성향 단체가 주도하는 정권 비판 촛불 집회는 이날이 15번째였으며 야당 의원들이 대거 단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촛불의 추억에 취한 선동꾼"이라며 "대선 불복이 민주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이태원 참사를 빌미로 '장외 투쟁' 카드도 만지고 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집회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 이후 6년 만에 무대에 올라섰다. 늦게 만나 뵙게 돼 죄송하다"라며 "윤석열 정권은 MB(이명박) 정권보다 사악하고 박근혜 정권보다 무능하다"고 했다. 그는 동참한 의원들에 대해서 "선도적·자발적으로 촛불 광장에 나온 용기 있는 초선 의원들"이라고 소개했다. 유정주 의원은 야권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인간 사냥'을 멈춰라. 멈추지도, 반성하지도 않겠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퇴진하라"고 외쳤다. 강민정 의원도 "내려오지 않을 거면 퇴진하라"고 했다. '검수완박'법 처리 당시 민주당을 꼼수 탈당한 민형배 의원은 "10·29 참사의 진짜 주범인 윤석열은 책임지라"고 말했다. 주최 측 추산 20만명, 경찰 추산 2만5000명이 모인 집회에선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퇴진이 추모다" 같은 구호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이재명의 인질' '정치 무당' '빌런(악당)'이라고 맹공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게 있나"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死地)를 탈출하려는 이재명을 구하겠다는 비이성적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피해가기 위해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정권 퇴진 운동에 올라타고 있다는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집회에 참석한 의원들을 겨냥해 "죽음마저 정파적 이익으로 계산하는 죽음의 환전상, 유가족의 슬픔을 당파 투쟁의 분노로 바꿔보려는 감정 사기꾼, 거짓 애도를 하며 죽음까지 독점하려는 정치 무당"이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추모랍시고 모여 정권 퇴진과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이들의 위선과 가식, 선동질을 보면, 권력 편집증적 환각 증세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200여 일도 채 되지 않은 대통령을 흔들어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면, 자신들의 세상을 빨리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대선 불복이 몇몇 의원의 돌출적인 행동인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인지 지도부의 입장을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의 촛불 집회 참석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다만 기자들과 만나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정치 행동에 대해 당에서 가타부타 사전에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장외 투쟁 본격화를 염두에 두고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집회에 참석한 의원 등 21명은 지난 15일 '10·29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의원 모임'을 발족시키고, 국회 본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장외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지층에서는 당장 더 강경하게 장외로 나가 싸워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며 "지도부 차원에서 장외 투쟁을 선언하고 나설지 고심 중"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경화 기자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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