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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공약은 '혈족 4촌·인척 3촌'인데…

공정거래위원회가 대선 공약과 달리 대기업 총수의 친족 범위를 일부 유지하려다 규제개혁위원회에 막혀 제동이 걸렸다.

20일 관련 부처들에 따르면, 규제개혁위는 지난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총수 특수관계인 범위를 변경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심사를 보류했다.

개정안이 규제를 제대로 완화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개혁위는 모든 중앙 행정기관의 법령 제·개정을 심사해 철회·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대기업 총수와 특수관계인인 친족 범위를 '혈족 6촌·인척 4촌'에서 '혈족 4촌·인척 3촌'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평소 교류가 거의 없는 친·인척까지 특수관계인으로 지정해 총수가 이들의 지분 소유 현황 등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위반 시 총수를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것도 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지분 1% 이상을 가졌거나 총수와 금전 관계에 있는 경우'를 단서로 달아서 이런 경우에는 혈족 6촌·인척 4촌을 유지하려고 했다.

공정위는 지난 8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총수 친족 범위를 혈족 4촌·인척 3촌까지로 줄이되, 혈족 5~6촌·인척 4촌의 경우 회사 주식 1% 이상을 보유하거나 총수·회사와 채무보증·자금대차 관계가 있으면 친족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공정위는 "일부 그룹에서는 아직 친족이 공동 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친족 범위를 일률적으로 축소하면 사각지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규제개혁위는 "공정위 개정안은 국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사전 규제"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정거래법 전문 변호사는 "촌수 기준으로 특수관계인을 정하고 사전 규제를 가하는 것은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며 "친·인척 간 불법 지원 사례가 적발될 경우 합당한 처벌을 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쿠팡 김범석 의장처럼 외국 국적 총수는 빼고 한국 국적 총수만 규제하는 것이 한국 기업인에 대한 역차별이란 지적도 나온다. 규제개혁위는 25일 회의를 열고 공정위 개정안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기고자 : 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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