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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정당 지지율 갤럽조사서 큰 변동없어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태원 참사 이후 3주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與野) 지지율이 모두 30% 안팎에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등 과거 대형 재난 사고 이후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급락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랐고,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다만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으며 사태를 신중하게 주시하는 무당층(無黨層), 관망층은 늘었다. 이들의 판단에 따라 여야의 지지 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갤럽이 지난 15~17일에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9%로 이태원 참사 직전 10월 넷째 주의 30%에 비해 소폭 하락에 그쳤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 갤럽 조사에선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3주 만에 59%에서 46%로 13%포인트 떨어졌다.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김영삼 대통령의 지지율도 45%에서 33%로 하락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지율은 3주 전엔 33%였고 이번 조사에선 32%였다. 세월호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 지지율 하락(45→39%)보다 변동 폭이 작았다. 더불어민주당도 이태원 직전 35%에서 최근 34%로 대통령, 국민의힘과 똑같이 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무당층은 26%에서 30%로 증가했다. 갤럽 조사에서 지난 5월 초엔 무당층이 16%였지만 두 배가량으로 늘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 관련 민심은 여야 양쪽의 손을 모두 들어주지 않았다"며 "최근 급속히 증가한 중도·무당층이 앞으로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정국(政局) 주도권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했다.

허진재 갤럽 이사는 "박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했던 세월호 참사 때에는 중도층에서 이탈이 컸다"며 "윤 대통령은 30%가량의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돼 있어서 더 이상 지지율이 하락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여론의 평가는 참사 책임이 대통령 이외에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어서 야당의 '무능 정권 프레임'이 잘 먹히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다"고 했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정부와 여당이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이 있는 관료에게 확실하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민심이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은 "정파의 이해관계를 초월해야 할 국가 안전 문제와 관련해 야당이 희생자 명단 공개나 장외 투쟁 등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에도 경계심을 지닌 중도층이 많다"며 "참사를 정권 퇴진 운동과 연계하며 지나치게 정쟁 수단으로 삼는다면 야당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했다.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래픽]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 / 주요 정당 지지율 기고자 :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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