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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정진상 보호하려고
CCTV 피해 계단으로 5층 가
이재명 위해 사적비용 결제
10차례 걸쳐 500만원 내줬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9년 9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현금 3000만원을 뇌물로 준 혐의와 관련, "정 실장이 집으로 오라고 해서 집으로 찾아간 것"이라고 17일 말했다.

유씨는 당시 정 실장 주거지인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폐쇄회로(CC)TV를 피해 5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간 이유에 대해서는 "(정 실장이 들키지 않게) 보호해 주고 싶었다"고 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 대책위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정 실장 아파트는) 어디를 어떻게 들어오든 CCTV의 사각지대가 없는 구조"라며 검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자, 유씨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유씨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과 만나 "엘리베이터는 상식적으로 CCTV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 사람(정 실장)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무거운 몸을 끌고 5층까지 걸어 올라갔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계단으로 가면 몇 층 가는지는 최소한 나오지 않고 그때는 (정 실장 등과) 형제들이고 하니까 보호해주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취재진과 대화 도중 수사 검사가 전화를 걸어오자 "1분만요"라고 말한 뒤 작심한 듯 말을 이어갔다. 그는 "나는 사실대로 진술하고 문제가 있으면 벌을 받든 조사를 받든 할 것"이라며 "그분들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된다"고 했다.

유씨는 '비겁하게 혼자 빠져나가려고 자백한다'는 야권 비판에 대해선 "자백하는 사람이 왜 빠져나가나"라며 "이런 것들을 오히려 정쟁으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했다. 유씨는 또 정 실장 측이 지난 15일 검찰 조사 중 자신을 상대로 대질 신문을 요청한 것에 대해 "얼마든지 응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유씨로부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위해 10여 차례에 걸쳐 500만원 안팎의 사적인 비용을 대신 내줬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이를 인지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유씨는 지난 8일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의 유족 측에 전화해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며 "법정에서 최선을 다해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유족에게 "제가 (구치소에) 들어가 있는데 (이 대표 측이) 가짜 변호사를 보냈다"며 "아무도 믿지 말라"는 조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고자 : 표태준 기자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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