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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 파이널스서 4강 진출 실패
＂변명 안 해… 죽을만큼 노력할것＂

"다시 최고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순 없지만,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할 예정이다."

임인년(壬寅年)인 올해 '호랑이띠' 라파엘 나달(36·스페인·세계 2위·사진)은 포효했다.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 우승 기록(22회)을 새로 쓰며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달 8일엔 결혼 3년 만에 득남해 아들의 이름을 '라파엘'로 짓는 등 2022년은 나달에게 최고의 한 해가 되는 듯했다.

호랑이가 지친 것일까. 나달은 16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파이널스(Finals) 단식 그린조 두 번째 경기에서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캐나다·6위)에게 0대2(3-6 4-6)로 졌다. 첫 경기에서 테일러 프리츠(미국·9위)에게도 0대2로 경기를 내준 나달은 2연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그린조에선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4위)가 프리츠를 2대1(6-3 4-6 7-6〈8-6〉)로 누르고 2연승하며 가장 먼저 대회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루드는 앞서 첫 경기에선 오제알리아심을 2대0으로 제압했다. 나달은 루드와의 3차전에서 승리해도 2위 안에 들지 못해 일찍 짐을 싸게 됐다.

ATP 투어 파이널스는 연말에 열리는 시즌 왕중왕전 격의 대회다. 8명의 톱랭커가 2개 조(그린조, 레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2위가 4강에 오른다.

나달은 최근 4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 7월 윔블던에서 복부 부상으로 준결승을 앞두고 기권했다. 이어 온전하지 못한 몸 상태로 US오픈에 출전했고, 결국 16강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달 초 나선 ATP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 파리 마스터스에선 첫 경기(32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나달이 ATP 투어 공식 경기에서 4연패를 당한 건 2009년 11월 이후 13년 만이다. 나달은 "변명은 없다"면서 " 자신감과 정신력을 회복하기만 하면 된다"며 내년을 기약했다.

나달이 조기에 탈락하며 이번 대회에 부상으로 불참한 카를로스 알카라스(19·스페인)는 세계 1위 자리를 굳혔다. 기고자 :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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