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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물랑루즈!'
연출가 알렉스 팀버스 인터뷰
브로드웨이 뮤지컬 '물랑루즈!'가 오는 12월 20일 서울 블루스퀘어에 상륙한다. 2021년 미국 토니상에서 작품상·연출상 등 10관왕을 차지한 흥행작. 원작은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영화 '물랑루즈'(2001)다. 뮤지컬은 영화 속 명곡들에 마돈나,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한나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곡을 더했다. "청년은 성숙해지고 중·장년은 행복에 겨워 회춘하는 쇼"라는 평을 받은 이유다.
아시아 초연을 앞두고 이메일로 만난 연출가 알렉스 팀버스(44)는 "이 뮤지컬은 시대와 언어, 세대를 초월하는 러브송"이라며 "공연장에 입장하는 순간 물랑루즈 클럽에 들어온 기분이 들 것"이라고 했다. 뮤지컬 '비틀 쥬스'로도 유명한 그는 "영화의 주제와 인물, 세계에 충실하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서울 공연이 곧 개막한다.
"미국, 호주, 영국, 독일에 이어 아시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이다. '물랑루즈'는 세계적으로 팬이 많은 영화였다. 미국 보스턴에서 뮤지컬 '물랑루즈!' 첫 공연을 올렸을 때 아시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관객들도 있었다. 이 작품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초연한다니 정말 신나는 일이다."
―원작 영화를 처음 본 날을 기억하나.
"21년 전 그 영화를 보고 완전히 취해서(on a complete high) 극장을 나간 기억이 생생하다. 물랑루즈는 지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치명적인 유혹이 있는 장소다. 예술가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그것을 뮤지컬로 옮기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순간이라면.
"이뤄질 수 없지만 고조되는 사랑, 비극 앞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 용기를 내 승부를 거는 것, 그 어떤 상황이 와도 사랑한다는 것 등 배즈 루어먼 감독의 표현법을 정말 좋아한다. 그는 뮤지컬 무대가 관객에게 파리의 물랑루즈 클럽에 있다는 느낌을 주기를 바랐다."
―연출가 스티븐 달드리는 '빌리 엘리어트'를 뮤지컬로 옮길 때 원작 영화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당신은 어떻게 접근했나.
"작가 존 로건, 음악가 저스틴 르빈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오리지널 뮤지컬로 만들고 싶었다. 모든 인물과 장면을 신선한 눈으로 바라보며 뮤지컬 플롯을 짰다. 영화에서 어느 장면에 어느 곡을 사용했는지는 까맣게 잊었다."
―지난해 토니상 10관왕이다. 영화와 뮤지컬의 큰 차이는 무엇인가.
"내 고향(뉴욕)에서 공연계 동료들로부터 인정받고 축하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큰 영광이었다. 뮤지컬에는 지난 20년의 히트곡들이 추가됐다. 주요 인물들은 전사(back story)를 파헤쳤다. 파리 야외 거리 장면을 포함해 새로운 공간도 집어넣었다."
―'시련'의 극작가 아서 밀러는 '극에는 희망의 불꽃이 있어야 하고 등장인물 중 적어도 한 명은 사회의 진보를 믿는 낙관주의자여야 한다'고 말했는데.
"뮤지컬 '물랑루즈!'에서는 크리스티안이 어둠 속 등불 같은 존재다. 이상주의자이며 꿈을 꾸는 인물이다."
―이 뮤지컬에서 가장 자신 있는 장면이라면.
"여주인공 사틴은 감정적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하는 방어적인 인물이다. 말로 할 수 없는 것, 그렇다고 침묵할 수도 없는 것이 음악이 된다. 사틴이 가면을 벗어던지고 '파이어워크'를 부르며 관객과 교감하는 대목을 좋아한다."
―한국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은 진행되고 있으나 객석 점유율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다들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한국 관객에겐 '극장에 오기 전에 원작 영화를 미리 볼 필요는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아무 정보 없이 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다." 기고자 :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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