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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부 감사 보고서도 ＂돈 함부로 쓰고 회계부실＂

세월호 추모 사업 재단법인인 '4·16 재단'이 내부 감사에서 인테리어 공사비를 비롯해 렌터카 비용 등 각종 운영비를 과다 지출하고 회계도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재단은 고가 물품부터 직원들 밥값 등 크고 작은 사업 지출비 영수증도 제대로 챙기지 않는 일도 반복적으로 있었다. 재단 내부에서도 "돈 문제가 계속되면 재단 신뢰성은 물론 참사 피해자들의 명예도 실추시킬 수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4·16 재단은 2015년 국회를 통과한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2018년 7월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정부·지자체 예산과 각종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연간 예산은 30억~40억원 수준이다.

본지가 이날 입수한 4·16 재단의 올해 상반기 내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2020년 초 3년간 9인승 카니발 승합차 1대를 빌려 사용하는 조건으로 월 120만원을 내기로 A업체와 계약했다. 그러나 120만원은 시가보다 20% 이상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거의 같은 조건의 차량이 인터넷 업체에서 월 40만~50만원에 임대되는 경우도 있었다. 재단은 또 렌트 계약은 A업체와 했지만, 실제 지출은 B업체에 했다는 자료를 조사위원회에 제출했다. 시가보다 차량을 비싸게 렌트하고, 이와 관련된 회계 처리도 엉터리로 했던 것이다. 재단 측은 "안정성을 위해 보험 등 각종 조건을 좋게 하다 보니 렌트비가 비싸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감사 보고서는 "인터넷 자료 검색 등을 활용해 예산 절감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지만 그런 노력이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건물 우레탄 방수·도장 보수 공사 비용으로 1220여 만원이 지출된 것에 대해서도 "과도한 지출"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재단은 "바닥 공사뿐 아니라 옹벽 보수와 바닥 평탄화 작업이 같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조사위원회는 이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왜 공사 계약서도 없이 공사를 했느냐"며 문제 제기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작년 7월 약 2주간 시행한 이 공사와 관련해, 공사 범위와 내용을 기재한 작업 지시서나 공사 계약서도 없이 모 업체에 사업을 맡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를 꼭 해야 했는지, 재단 관계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제3의 업체에 적정 공사비로 사업을 맡겼는지 확인할 기초적인 문서 작업도 없이 공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재단은 2020년 3월 사무용 PC 2대와 운영프로그램을 총 396만원에 구입해 "게임용 컴퓨터를 샀느냐"는 소리도 들었다. 재단이 조사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재단은 1대당 160만원짜리 컴퓨터 본체 등 시가보다 수십만원 비싸게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보고서는 "재단이 구입한 PC 사양이 게임용으로 최적화돼 있다"고 했다. 이에 재단 측은 "사무업무뿐 아니라 영상 콘텐츠 전시 겸용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고사양 그래픽 및 CPU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조사위원회 측은 "비용 절감 노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재단은 직원 식사비, 업무용 외투, 프로젝터 등과 관련해 영수증을 제대로 챙기지 않거나 과다 지출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사위원회는 감사 보고서 총괄 의견에서 "4·16재단은 상당한 금액의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로 그 운영과 예산 집행에 고도의 투명성이 요구된다"면서 "그러나 예산 집행 과정에 여러 문제점이 있고, 내부에서 여러 번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내부 관리 취약성은 향후 재단의 신뢰성과 참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요소"라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안산 지역 국회의원들은 최근 세월호 피해 지원비가 일부 시민단체의 김정은 신년사 학습 세미나 등에 부당 지출됐다는 의혹과 관련, "남북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북한바로알기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산시 전해철·김철민·고영인·김남국 의원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4년 전에는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가 더없이 좋았던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기고자 :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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