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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뒷배 봐주는데… 민주당, 중국 눈치보기

더불어민주당은 16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궤를 맞춘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일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중국이 불편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년 만에 재개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아주 작은 의미'라고 했다. 미국의 편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한 것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고, 한·중 정상 간의 만남에선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취지다. 중국은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적은 없었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부터 시작된 중국에 대한 일방적 구애를 답습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정상 외교에 대해 "굉장히 치중되고 균형적 실용 외교를 저버린 순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는데 미국이 원하고 주도하는 전략"이라며 "(이전에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함께 적절히 잘 균형을 맞춰왔었는데, 완전히 미국 쪽에 두 발을 다 담가버렸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았는데, 현 정부는 미국 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줬다는 취지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인도·태평양 전략까지 언급할 정도면 사실상 대중 압박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대단히 불쾌할 수밖에 없다"며 "시작부터 한·중 관계는 많이 무너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어찌 되었건 만났다는 것에 아주 작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이와 같은 인식에는 문재인 정부가 미·중 사이의 '줄타기 외교'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상당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문 정부 당시의 대중 정책을 혹평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중국에 구애를 하겠다며 갔다가 11번 중 8번 혼밥을 먹고 왔다"며 "문 정부에는 한·중 관계를 옛 조선시대 조공 관계처럼 만든 원죄가 있다"고 했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저자세 대중 외교를 회복시키다 보니 한미 동맹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며 "'두 개의 한국'이라는 명확한 원칙을 가진 중국은 우리가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한령을 해제하고 북한 비핵화에 나서지도 않는다"고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순방에 대해 "한국 외교의 동맥경화를 해소했다"며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한미 동맹은 허울 좋은 이름뿐이었고,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한 3국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대북 확장 억제를 강화하는 등 강력한 한·미·일 안보 협력은 그 자체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라고 했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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