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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쇼크

지난 3분기(7~9월) 국내 코스피 상장사 601곳 중 153곳(25.5%)이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기업 153개 중 85개는 2분기부터 적자 상태가 이어진 기업이고, 한국가스공사, KCC, 효성티앤씨, 롯데쇼핑 등 68개 기업은 3분기에 새로 적자 수렁에 빠졌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매출액은 작년보다 늘었다. 물가가 뛰어 제품 가격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급감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로 원자재와 인건비, 자금 조달 비용 등 각종 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에 두 자리대 감소를 기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집계한 12월 결산법인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분석 대상 601개 기업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726조원으로 작년보다 23.4% 늘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은 39조3666억원, 순이익은 27조6733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각각 26%와 37.3% 감소했다.

사상 최대 손실을 내고 있는 한국전력과 반도체 경기 하강으로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봐도 기업들의 경영 성적표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전·삼전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6%, 순이익은 26.5% 줄어들었다.

기업들이 얼마나 실속을 차렸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도 일제히 악화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5.42%로 전년(8.05%)보다 크게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율도 6.3%에서 3.8%로 떨어졌다. 1000원어치를 팔았을 때 1년 전엔 세금과 각종 비용을 제한 뒤 실제 손에 쥔 돈이 63원이었다면, 올 3분기엔 같은 매출을 올려도 실제론 38원밖에 못 남겼다는 얘기다. 환율과 금리 급등으로 원자재 값과 조달 비용이 오르면서 전방위적인 비용 압박이 생기며 본격적으로 기업들을 옥죄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금리 급등에 따른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는 연말과 내년이다. 지금까지는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았다면, 본격적으로 경기가 꺾여 소비 자체가 줄어들면 매출마저 타격받아 더 큰 이익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기사 A3면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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