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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올라도 환율 떨어지면
'환노출형'은 수익내기 어려워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락하면서 미국 주식 등에 투자하는 국내 증시 상장지수펀드(ETF) 중에 환헤지형 ETF가 더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140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던 달러 환율이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라면 환헤지형 ETF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 환헤지형 ETF는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된 ETF로, 종목 이름 끝에 '(H)'가 붙어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11일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ARIRANG 미국S&P500(H)'의 수익률은 6%였다. 반면 같은 기간 환헤지를 하지 않아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는 환노출형 S&P500 ETF들의 수익률은 -1.9~-0.9%에 머물렀다. 지난 7~11일 S&P500 지수는 5.9% 올랐는데, 원·달러 환율이 7.1%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로 보면 미국 주식이 투자 대상인 ETF 중에서는 환노출형의 수익률이 좋았다. 지난해 말 달러당 1188.8원이었던 환율이 지난 9월 28일에는 1439.9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달 들어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환율이 더 떨어질지 다시 오를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계속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환헤지형 ETF 투자가 더 안전할 수 있다"고 했다. 환헤지형 ETF는 환헤지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자산 운용사 관계자들은 "수수료율이 매우 낮아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했다.

미국 주식 투자자들 역시 환율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시기에는 원화 기준 수익률이 달러 기준 수익률보다 높았지만, 환율이 하락하면 주가가 오르더라도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1일 1318.4원이었던 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의 1188.8원 수준까지 떨어진다면, 애플 주가가 11일 종가(149.7달러)에서 166.02달러까지 10.9%가량 오르더라도 원화 기준으로는 '본전 유지'에 불과하다. 보유한 미국 주식을 팔 계획이 있어도 주가와 환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 차익이 당장 파는 것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기고자 :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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