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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원형 감독·MVP 김강민

"강민이가 입단했을 때 저는 10년 차 고참이었죠. 제가 살갑고 재밌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강민이가 실수하면 심하게 혼내기도 했는데 돌이켜 보면 미안한 생각도 많이 드네요."(김원형 감독)

"감독님은 그때부터 카리스마 있는 선배였어요.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내면이 강하신 분이었고요."(김강민)

SSG 랜더스는 지난 8일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김원형(50) 감독은 선수, 코치,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역대 세 번째 감독이 됐다. 프로 22년 차 외야수 김강민(40)은 5차전 대타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치며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우승 일주일 뒤인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두 명은 "5차전 끝내기는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은 "강민이가 나를 살리고 팀도 살렸다"며 "이번 한국시리즈는 '김강민 시리즈'였다"고 말했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5차전 직전 발표된) 재계약 방침에 감사하면서도 '이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도 컸어요. 그래서 4점 차로 지고 있을 때도 포기하지 않았죠. 강민이는 최고의 찬스에 내려고 아껴뒀고요. 9회 무사 1·3루에 강민이를 대타로 내고 '살아나가면 동점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전 홈런까지 칠 줄이야…."

김 감독은 "부임 초반에는 선수들에게 감정을 드러냈다가 후회도 많이 했다"고 했다.이에 대해 김강민은 "승부욕이 워낙 남다르셔서 그렇다. 그렇지만 감독님의 따뜻한 면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1차전에 선발로 나간 (최)지훈이가 긴장해서 실수를 많이 했죠. 그런데 감독님은 지훈이를 믿고 2차전에도 내보냈고 지훈이가 맹타를 휘두른 덕분에 이겼어요. 저도 중요한 상황에 대타로 나갈 수 있었고요. 그게 열쇠였다고 봐요."

이 말을 듣던 김 감독은 "역시 강민이니까 말하지 않아도 내 뜻을 잘 아는 것 같다"며 "한 경기 실수했다고 빼면 그 선수는 자칫하면 시리즈 내내 못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원형 감독과 김강민은 SK(현 SSG)에서 선수로 10년을 같이 뛰었다. 지도자와 선수로도 오랜 세월 함께했다. 그만큼 서로 잘 알고 느끼는 바도 많다. 김강민은 "감독님의 최고 장점은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는 것이다. 또 '뒤끝'이 없어서 오늘 일은 오늘로 끝내신다"고 했다.

1982년생인 김강민의 동기 선수 중 김태균, 정근우, 이대호 등은 이미 은퇴했다. 김강민에게 언제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가 "이제 이룰 건 다 이룬 것 같다"고 답하자 김 감독이 "아직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되지"라며 웃었다.

"우승은 안 해본 사람보다 해본 사람이 더 갈망해요. 그 맛을 잘 아니까요. 저도 더 하고 싶어요."(김강민)

"저는 팔 상태 때문에 공을 더 던질 수 없어서 은퇴했었어요. 강민이도 언젠가 은퇴를 해야 할 텐데, 몸만 따라준다면 뛰고 싶은 만큼 더 뛰었으면 하네요."(김 감독) 기고자 : 인천=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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