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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왔다하니 너도나도 관심

한 중년의 브라질 기자가 14일 오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한국 대표팀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국과 같은 조도 아닌데, 세계 최강 브라질이 염탐을 오다니! 궁금해서 다가갔다. 그는 "브라질이 아직 카타르에 오지 않아 심심해서 훈련장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한국이 여기서 훈련하는 줄 몰랐다"고 했다. 벅차 올랐던 마음이 차게 식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손흥민은 좀 괜찮아졌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지난 주말에 안경을 쓰고 토트넘 응원을 갔더라'라고 답했더니 그 기자는 "손흥민의 위상이 브라질에서 대단하다"고 했다. '정말이냐'라고 묻자 "브라질처럼 축구 좋아하는 나라에서 손흥민 모르는 사람 없다. 만약 모른다면 브라질 사람이 아닐 것이다"라고 했다. "만약 월드컵에서 손흥민을 못 본다면 축구 팬들에게는 큰 슬픔일 것"이라고도 했다. '립 서비스'였을 수도 있겠지만 미국, 카타르 등 다른 나라 기자들도 한국 기자라고 밝히면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고층 빌딩 외벽의 한 면 전체가 손흥민 사진이다.

손흥민이 아닌 다른 이야기도 종종 들었는데, 바로 방탄소년단(BTS)이었다. 한 20대 여성 자원 봉사자는 "BTS의 엄청난 팬인데, 한국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처음이다. 신기하다"고 했다. 'BTS와 나는 많이 달라서 미안하다'고 대답했다. 이번 월드컵 개막식에는 BTS의 막내 정국이 홀로 무대에 선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한 보안요원은 대뜸 기자에게 '다이너마이트!'라고 외쳤다. '카타르에서 유행하는 추임새인가'라며 의아해 하다 뒤늦게 BTS의 히트곡 제목이라는 걸 깨닫고 아는 척을 했다.

개인의 성취와 국격은 별개라는 평소 생각에 차오르는 애국심을 꾹꾹 눌렀지만, 손흥민과 BTS의 위상이 '월클'(월드클래스)이라는 것만큼은 틀림없다고 느꼈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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