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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비 책임질 '괴물' 김민재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가 15일 카타르 도하의 하마드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인파가 몰렸고 카메라 플래시는 쉴 새 없이 터졌다. 그의 높아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에겐 이번 월드컵이 처음이다. 2018 러시아 대회를 앞두곤 부상으로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김민재는 한국에서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월드클래스' 완성형 수비수란 평가를 받는다. 수비수에게 요구되는 압박·태클·헤딩 능력이 모두 뛰어나다. 190㎝·88㎏의 탄탄한 체격으로 몸싸움에 뒤지지 않으며, 스피드도 빠르다. 상황 판단 능력까지 갖췄다. 이탈리아의 수비 전설 조르조 키엘리니는 "김민재는 여러 능력을 갖췄고 그를 보며 감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폴리가 무패(13승 2무)로 세리에A 선두를 질주하는 원동력으로 김민재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그는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차 올 시즌 팀의 21경기 중 20경기에 출장했다.

◇빠른 속도에 완급 조절까지

김민재는 무엇보다 빠르다. 순간 최고 스피드가 시속 35㎞로 여느 공격수에 뒤지지 않는다. 김민재는 지난달 27일 레인저스(스코틀랜드)와 벌인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전반 25분 동료의 실수로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주자 전속력으로 달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다시 소유권을 따냈다. 상대 공격수보다 뒤에서 출발했지만 금세 따라잡았고, 공 뒤에서 탄탄히 버텨 골킥을 만들어냈다.

오프사이드 함정을 파는 능력도 뛰어나다. 김민재는 지난 2일 리버풀(잉글랜드)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오른쪽에 있던 무함마드 살라흐에게 공이 가자, 잠깐 고개를 돌려 살라흐의 위치를 파악한 후 일부러 속도를 낮춰 오프사이드를 유도했다. 정확한 완급 조절로 절묘한 함정을 파냈다. 하지만 심판 판정이 나오기 전까진 전속력으로 따라붙으며 경기에 집중했다.

◇본업은 수비지만 공격 본능도

김민재는 80~90%에 이르는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인다. 99%의 성공률(96회 시도)을 기록한 경기도 있다. 수비수가 공을 안정적으로 전달하니 공격의 출발점이 된다. 현대 빌드업 축구에 꼭 필요한 유형이다. 김민재의 몸싸움·헤딩 능력은 공격에서도 빛난다. 김민재는 올 시즌 2골을 터뜨렸는데 모두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와의 경합을 이겨낸 후 높이 떠올라 머리로 마무리 지었다.

걱정스러운 점도 있다. 김민재는 최근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지난 12일 우디네세와의 리그 경기에선 실점 빌미를 내줬고 지친 듯 그라운드에 주저앉기도 했다. 우루과이전을 8일 남긴 상태에서 김민재에겐 격한 훈련보다 충분한 휴식을 통한 컨디션 회복이 필요해 보인다. 기고자 :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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