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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 黑 九단 커제 九단

〈제6보〉(75~87)=신민준(23)의 11월 랭킹은 5위다. 지난달 공동 4위에서 한 계단 내려갔다. 2012년 13세 때 프로가 된 이후 최고 랭킹은 3위. 2019년 9월 처음 '베스트 3' 대열에 오른 뒤 2020년 1년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최근 2년간엔 4~6위권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아직 톱의 위치에까지 오르진 못했지만 꾸준한 페이스로 정상권을 지켜온 셈이다.

백이 △에 붙여 도강(渡江)을 시도한 장면. 75로 '가'로 젖혀 차단하는 수는 참고도에서 보듯 성립하지 않는다. 12가 A의 건너붙임과 B의 호리병을 맞보는 절묘한 맥점. 결국 75로 정비하고 76으로 넘을 때 77까지 타협을 이뤘다. 흑이 빵따냄을 얻어냈지만 흑진을 초토화한 백이 더 기분 좋은 결과다. 인공지능(AI)은 이 장면에서 백의 승률을 70%로 진단했다.

백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가 좋을까. 많은 프로들은 '나'와 '다'를 선수한 뒤 '라'로 좌변에 말뚝 치는 수를 추천했다. 그랬으면 백이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세를 잡은 신민준이 의욕 과잉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80이 과수(過手). 81, 83의 응수 타진 때 82~87까지의 대응도 뜻밖의 변화를 유발해 반상(盤上) 파고(波高)가 갑자기 높아진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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