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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해안 군경 350명 추가 배치
英, 내년까지 983억원 지원키로

영불해협(도버해협)을 건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밀항하는 불법 이민자 문제를 놓고 20년 넘게 지속한 양국 간 갈등이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올 들어 이런 식으로 영국에 들어간 불법 이민자는 4만여 명으로, 매년 급증세다. 이 과정에서 보트가 전복해 밀항하던 난민 수십 명이 숨지는 참사까지 벌어지자, 양국은 상대에게 잘못을 떠넘기며 격한 감정싸움을 벌여왔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장관과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14일(현지 시각) 파리에서 만나 영국행 난민 통제를 위한 양국 간 협정에 서명했다. 프랑스가 해안을 감시·통제하는 인력을 대폭 늘리면, 영국이 그 비용을 대는 것이 골자다. AFP통신은 "프랑스는 (영불해협에 인접한) 칼레와 ?케르크에 군경 350명을 추가로 배치해 순찰 인력을 40% 늘리고, 영국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총 7220만유로(약 983억원)를 프랑스에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은 인력 증강 외에도 감시 카메라(CCTV)와 무인기(드론), 야간 투시경 등 최첨단 장비를 투입해 24시간 감시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난민에게 프랑스 북부 해안을 통한 밀항을 권유하는 불법 이민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양국 경찰이 공조하는 특수 임무대도 창설하기로 했다.

영불해협을 통한 난민을 둘러싼 두 나라 갈등은 프랑스 칼레에 난민촌이 처음 형성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이 영국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자들의 거점으로 자리 잡자 영국은 "프랑스가 불법 이민을 조장·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프랑스는 이에 "불법 이민자를 저임금 노동자로 활용하는 영국이 문제"라며 맞받아쳤다. 지난해 11월 고무보트 밀항선이 뒤집혀 여성과 어린이 등 27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자 양국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에게 "(불법 이민자 해법을 놓고) 한 입으로 두말한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취임 이후 (이전 존슨과 트러스 전 총리 때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낙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이집트에서 양자 회담을 통해 불법 이주 통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내년 초 국방·안보 문제에 대한 양자 회담도 열기로 하는 등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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