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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2000억원 특별회계 신설＂ 대학경쟁력 확보위해 쓰기로

정부는 초·중·고교에 집중되는 재정 일부를 대학으로 돌려 추락한 대학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15일 11조 2000억원 규모의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를 신설해 내년부터 대학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특별회계 예산은 기존에 교육부가 대학에 지원하던 예산 8조원에다 유·초·중·고 예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3조원), 그리고 일반회계 2000억원을 투입해 마련할 계획이다. 초·중·고 지원 예산 중 약 3조원을 대학으로 돌리는 셈이다.

정부는 늘어난 예산으로 대학들이 규제 없이 쓸 수 있는 예산을 현재 1조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현재 평가를 통과한 153개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예산을 인건비나 전기료 등으로는 못 쓰게 막고 있는 제한도 풀어, 내년부터는 경상비로도 쓸 수 있게 일부 허용한다.

또, 지방대 지원에 1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지방대만을 위한 별도 사업을 만들어 지방대들이 특성화 분야를 키우도록 할 계획이다. 국립대 예산도 8500억원 확대된다. 국립대의 오래된 시설이나 기자재를 교체하는 데 6000억원, 첨단 분야 실험·실습을 할 수 있도록 기자재를 확충하는 데 2500억원을 투입한다.

이 밖에도 초·중·고교 교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 교육대와 사범대의 교육과정 개편에도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교육부 장상윤 차관은 "학령인구 급감 등으로 대학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부딪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지방대가 열악해지면 지역 소멸 위기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며 "재원 확대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절실한 방안"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정부 계획의 실현 여부는 국회에 달렸다. 지난 9월 발의된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 제정안,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등에 대해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대학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지만 유·초·중·고교 예산 3조원을 빼서 대학에 주는 것은 반대한다. 초·중·고교 학생은 줄지만 새로운 교육 수요도 많기 때문에 예산을 줄이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시도 교육감들도 반대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교육감들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예산은 다른 방법으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야당 의원들이 대학 재정 확보 관련 법안을 발의했을 정도로 대학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법안 통과 필요성을 설득해 보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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