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대장동 일당에 뇌물받은 혐의 소환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사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정 실장은 2013~2020년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등에게서 총 1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실장과 김용(구속 기소)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3인방'이 대장동 수익 중 428억원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받기로 했다는 혐의도 있다. 정 실장이 작년 2월 김만배씨에게 20억원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지난 9일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포함돼 있다.

정 실장의 혐의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진행했던 대장동, 위례 신도시 사업 관련 청탁 등과 관련 있다. 검찰은 이날 정 실장을 상대로 이 대표의 관여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으나, 정 실장은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정 실장은 '정치적 공동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을 한두 차례 더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정 실장 측 변호인은 "(검찰 수사에) 터무니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다 반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충분하고 다양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정 실장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대표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 실장은 이날 조사에서 검찰 수사가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입증할 물증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 대책위도 유동규씨가 2019년 9월 정 실장 아파트 엘리베이터의 CCTV를 피하려고 5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 3000만원을 건넸다는 혐의와 관련, "(당시 아파트 사진에 따르면) 유씨가 올라갔다는 계단 바로 앞이자 아파트 동(棟) 출입구부터 CCTV가 설치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CCTV 위치를 다 확인했다"면서 "증거로 확인한 사실을 정 실장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김만배씨 측은 "대장동 수익 428억원을 정 실장, 김용 부원장, 유동규씨 등 '3인방'에게 주겠다는 약속은 '빈말'이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428억원 약속 혐의에 대해) 추가 보강 수사를 통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법리 검토를 거쳤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문재인 정부 검찰 수사팀은 유동규씨를 기소하면서 김만배씨 등이 대장동 수익 428억원을 유씨 한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고 한 반면, 현 수사팀은 이 돈을 유씨와 정 실장, 김 부원장이 함께 약속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 개편 후 4개월 동안 보강 수사를 통해 수익 분배에 관한 추가 증언 등을 확인했다"며 "해당 부분에 대한 공소장 변경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날 조사에서 정 실장과 김 부원장, 유동규씨 등의 대질(對質)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정 실장은 '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관련, '제3자 뇌물' 혐의로 출국 금지된 상태다. 이 사건에서 정 실장은 이재명 대표와 공범 혐의를 받고 있다. 기고자 : 이세영 기자
본문자수 : 166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