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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와서 더 오래 머물게… '특별한 쇼핑' 위한 내·외관 탈바꿈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ZARA)는 지난 10일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부산 최대 규모의 매장을 새로 열었다. 기존 매장보다 2.5배 넓힌 2125㎡(643평) 규모 매장이다. 아동복 섹션을 새로 만들어 생후 0~12개월 아기 옷과 만 6~14세 아이 옷까지 두루 갖췄고, 스마트 피팅룸도 적용했다. 고객이 착용하고자 하는 옷을 들고 피팅룸 앞에 서면 자동 인식 기계가 고객이 입어보려는 옷이 몇 벌인지 파악한 뒤 문을 열어준다. 자라 관계자는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쇼핑 체험을 선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특정 공간에 모으고 더 오랜 시간을 머물게 하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새롭게 혁신하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건물 외관과 내관은 물론이고 제공하는 서비스나 경험까지 기존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꾸는 식이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차별화된 공간에서 판매하면 매출이 급증한다는 점을 착안해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시도하는 것이다.

◇공간 탈바꿈이 매출을 바꾼다

신세계그룹의 가구 계열사 신세계까사는 지난달 말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을 영국 유명 아티스트 리처드 우즈와 손잡고 갤러리 형태로 탈바꿈하는 소위 '공간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건물 외벽을 우즈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작품 '홀리데이 홈'으로 꾸몄고, 내부 벽면도 우즈의 작품으로 새로 연출했다. 꼭대기층은 아예 가구를 두지 않고 우즈의 작품만 걸어놓고 갤러리처럼 꾸몄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단순히 가구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고객과 교류하는, 소위 아트 살롱 형식의 매장으로 바꾼 것"이라면서 "리뉴얼 이후 현재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3% 신장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 10월 까사미아 압구정점도 '이탈리안 아파트' 콘셉트로 바꿔 1층엔 에스프레스 바를 만들고 꽃집과 수퍼마켓을 같이 입점시켰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달 서울 한남동에 'ZIP739'라는 이름의 편집숍을 열었다. 본래 구호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였던 매장을 고쳐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개 층의 628㎡ 규모로 재단장했다. 2층은 2~3개월마다 신인 디자이너의 사진·미술 작품이 걸린다. 예술 작품을 보러 와서 옷을 사는 이들이 늘면서 이곳에서 판매되는 브랜드 중 하나인 구호플러스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온라인 몰 29CM이 지난 9월 서울 성수동에 340㎡(103평) 규모로 문을 연 오프라인 매장 '이구성수'는 이달 초 누적 방문객 13만 명을 넘겼다. 흔히 온라인 몰에서 여는 오프라인 쇼룸이 제품을 늘어놓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편견을 깼다. 미술관처럼 전시 주제를 변주해 배치하는 제품, 판매하는 음료·디저트도 계속 바꿨다. 29CM 관계자는 "10월에만 8만명 넘게 몰렸다"고 말했다.

◇'친환경·그린 에너지'도 인기 콘셉트

친환경적인 요소를 내세우거나 에너지를 절감하는 콘셉트를 강조하는 매장도 확산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이달 초 경기도 부천에 건강기능식품과 친환경 생활용품을 강조한 '웰니스 특화 복합 매장'을 새로 열었다. 기존 '자주' 매장이 생활용품과 잡화를 파는 곳이었다면 새로 연 매장엔 건강기능식품과 친환경 화장품, 운동용품이 대부분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웰니스 특화 매장이라는 얘기를 듣고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한세엠케이가 이달 초 대구에 연 나이키 키즈 2호점은 재사용 섬유 패널과 스펀지로 친환경적인 요소를 강조해 만든 매장이다. 매장에 비치된 소품이나 의자, 집기도 모두 재활용 자재를 활용해 만들었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정책을 활용해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고객에게 알릴수록 고객들도 안심하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기고자 :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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