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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CJ, 코카콜라에 배상 고심
전례없는 PPL 사고, ＂문제 복잡＂

CJ ENM의 산하 채널 엠넷이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 종영 이후 광고주와 PPL(간접광고)을 둘러싼 책임 공방에 휘말렸다. 지난 8일 마지막회 생방송에서 진행자인 아이돌 출신 강다니엘이 광고주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트레비 맛있어요!"라고 외친 게 발단이었다. 프로그램의 공식 스폰서는 코카콜라의 탄산수 '씨그램'인데, 그가 언급한 트레비는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수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이 장면을 두고 광고·유통 업계에선 "광고주를 대놓고 물 먹인 꼴"이라는 말이 나왔다. 코카콜라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수억원대 광고비를 내는 주요 스폰서 중 하나였고, 제작 기간 6개월, 방송 기간 약 3개월 동안 해당 방송에선 코카콜라의 '씨그램' 제품이 꾸준히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주목도가 높은 마지막회 생방송에서 진행자가 라이벌 제품을 대놓고 홍보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강씨의 소속사는 방송 다음 날 "생방송 중 브랜드를 잘못 말하는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강씨가 문제의 발언 직후 "장난입니다. 반은 진심이고요"라고 덧붙였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의도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래저래 불쾌할 수밖에 없는 코카콜라는 제작·방송을 맡은 CJ ENM으로부터 합당한 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 측은 현재 다시 보기 서비스에서 해당 발언 부분을 삭제했지만 배상 방안을 고심해야 할 처지다.

업계에선 배상 문제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통상 PPL은 제품 노출 횟수, 시간 등을 정하고 계약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 대해 배상 조건을 정해두는데, 이번 사태가 과연 계약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논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발언을 한 진행자는 PPL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며 "방송사가 광고주에게 피해를 입힌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잘잘못을 가리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CJ ENM, 코카콜라, 강다니엘이 각각 업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자 간 책임 공방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며 확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고자 :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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