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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극적 합류, 이강인의 각오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와 이강인(21·마요르카)이 한국 축구대표팀 본진에 앞서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전날 그리스에서 가장 먼저 날아온 황의조는 14일 공식 훈련 전 "정신적, 신체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역시 전날 오후에 온 이강인은 "월드컵에 뛸 수 있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강인, 카타르에서 다시 날아오를까

이강인의 월드컵 출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2019년 9월 A매치 데뷔전을 치렀지만, A매치 출전 기록은 6경기에 그쳤다. 작년 3월 일본 원정에선 손흥민 등 주요 해외파가 빠진 상태에서 이강인이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0대3 대패를 맛봤고, 이후 벤투 감독의 '플랜 A'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지난 9월 유럽파가 총출동한 두 차례의 평가전에는 소집만 됐을 뿐, 1분도 뛰지 못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이번 시즌 라 리가에서 2골 3도움을 올리며 마요르카 공격 전술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이강인을 26인의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시켰다. 감각적인 패스와 정확한 프리킥, 개인기 등 기술적인 강점이 확실한 데다 활동량과 몸싸움 부분에선 지난 시즌보다 한 차원 발전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그의 월드컵 합류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월드컵에서 주목해야 할 젊은 아시아 선수 5명' 중 하나로 이강인을 꼽았다. ESPN은 "소속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줘서 벤투 감독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축구 팬들은 그가 2019년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리라고 믿는다. 당시 이강인은 2골 4도움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한국이 준우승을 했으나 MVP(최우수선수)는 그의 차지였다.

이강인은 카타르에서 경기 막판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 수비진을 한 번에 허무는 패스가 절실할 때, 혹은 코너킥이나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왼발이 빛을 뿜을 것이다.

◇월드컵서 반전 노리는 황의조

황의조는 벤투 감독 체제에서 붙박이 공격수로 활약해왔다. 그런데 최근 소속팀에서는 부진하다. 그는 프랑스 1부 리그에서 2부로 강등된 전 소속팀 보르도를 떠나 노팅엄(잉글랜드)으로 이적 후 그리스 리그로 임대됐다. 그러나 공식전 11경기에서 득점 없이 1도움만 기록 중이다. 특히 리그 경기에선 지난달 22일 이후 5경기 연속 명단에서 제외됐다. 프랑스 리그에서 앞선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했던 기세가 그리스 리그에 옮겨와선 완전히 꺾였다.

황의조에겐 카타르가 첫 월드컵 도전 무대다. 일본 감바 오사카 시절이던 2018 러시아 대회 때는 주목받지 못했고, 선택도 받지 못했다. 대신 같은 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7경기 9골(1도움)이라는 놀라운 골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한국의 금메달에 앞장섰다.

한국이 12년 만에 원정 16강이라는 목표를 이루려면 황의조의 골 결정력이 살아나야 한다. 이번 월드컵은 그에게 유럽 무대에서의 입지를 결정하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 기고자 : 도하=성진혁 기자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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