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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이혁, 롱티보 콩쿠르 우승
한국인으론 임동혁 이후 21년 만
＂순위보다 음악적 발전이 목표＂

피아니스트 이혁(22·사진)이 1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폐막한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 최고 대회로 꼽히는 이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 우승자는 임동혁(2001년) 이후 21년 만이다. 이혁은 결선에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협연은 프랑스 공화국 근위대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결선에 함께 오른 피아니스트 노희성(25)은 대회 5위에 올랐다.

이혁은 지난 2012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공동 1위에 오르며 일찍부터 '음악 영재'로 주목받았다. 그가 조금은 남다른 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함께 공부했다는 점이다. 세 살 때부터 미니 바이올린에 색종이를 붙여서 운지법을 익혔고 건반 24개짜리 미니 전자 키보드를 누르면서 두 악기를 공부했다. 10년 전 본지 인터뷰에서 그는 "두 악기를 각각 하루 4~5시간씩 연습한다"고 말했다. 음악 외에 체스 실력도 수준급이다. 2012년 대한체스연맹이 주관하는 전국학생체스대회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쇼팽 콩쿠르 결선 진출 당시에도 그는 "피아노 외에도 체스 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부터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일어난 올해 초 프랑스로 옮겨서 현재 파리 고등 사범 음악원(ENMP)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우승 직후 현지 인터뷰에서 "오늘 콩쿠르에서 1등을 하든, 내일 2~3등을 하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저 음악적 발전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롱티보 콩쿠르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1874~1966)과 바이올리니스트 자크 티보(1880~1953)가 1943년 창설한 대회. 피아니스트 상송 프랑수아, 파울 바두라 스코다 같은 전설적 연주자들을 배출했다. 피아노·바이올린·성악 부문으로 나눠서 열리고 있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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