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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우리팀을 구해줘 with 데이비드 베컴'

월드컵 개막이 다가왔다. 곧 세계는 한 달간 축구 열병을 앓을 것이다. 넓은 운동장에 공은 딱 하나뿐, 왜 선수들은 거기에 모든 것을 걸고 달리며, 사람들은 그 모습에 제 일인 듯 열광하며 울고 웃는 걸까. 디즈니+의 새 시리즈에 이 해묵은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있다.

"항상 축구로 보답하고 싶었어요. 제게도 여긴 모든 게 시작된 곳이니까. 그래서 돌아왔어요." 1편 도입부, 가난한 이스트 런던의 강등 위기 유소년 축구팀 '웨스트워드 보이스'를 찾아가며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말한다. 지금은 수퍼스타지만 그 역시 가스 수리공의 아들로 태어나 이스트 런던에서 자랐다. "나도 이 리그에서 처음 축구를 시작했단다. 내가 바로 너희였어."

8대0, 9대0…. 베컴은 패배에 익숙해져 가던 아이들을 북돋우고 격려한다. 아이들에게 축구는 공동체를 묶어주는 끈이자 미래의 희망이다. 수비수 소년은 대표팀 카드를 보여주며 말한다. "언젠가 나도 이렇게 되고 싶어요. '불가능(impossible)'을 나누면 '난 가능해(I'm possible)'가 되니까요." 코치들의 열정과 아이들의 노력에 베컴의 에너지가 더해지며 변화가 시작된다. 아이들은 경기장 밖에서도 달라진다. 이 팀은 강등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어린 축구 선수들의 여정에 이젠 전설이 된 베컴의 현역 경기 장면들이 겹쳐진다.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의 의미를 되새기며 볼 만한 시리즈다.

클래식 '서울시향'

코로나 이후 해외 연주자들의 내한 연주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1~2일 연주하고 떠나는 방식보다는 1~2주 가까이 머물면서 독주회와 협연 등 다양한 무대에 서는 장기 체류형으로 변하고 있는 것. 프랑스 피아니스트 프랑수아 프레데리크 기<사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주 금호아트홀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한 데 이어서, 17~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서울시향(지휘 마르크 알브레히트)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협연한다. 후반에는 브람스 피아노 4중주 1번(쇤베르크 편곡)도 들려준다.

국악 '국립국악관현악단'

기타와 하프 같은 악기들이 국악 관현악과 만난다. 18일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국립국악관현악단(지휘 김성진)의 연주회 '역동과 동력'이다. 기타리스트 박규희〈사진〉는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스 협주곡'을 국악 관현악 버전으로 들려준다. 하프 연주자 황세희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대표작 '춘설'을 편곡한 하프 협주곡을 협연한다. 가야금 고유의 멋이 하프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기회다. 정대석의 거문고 협주곡 '고구려의 여운',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 협주곡 '삶'도 함께 연주한다.

연극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

오호츠크 해상의 기후탐사선. 연구원 AA와 BB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출발해 시베리아 방향으로 걷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한다. 왜 반대로 걷는지 알 수 없지만 온라인에서 추종자들이 생길 정도로 인기다. 위성으로 그의 여행을 지켜보는 두 연구원의 종점 없는 대화가 되풀이되는 연극이다. 온라인의 확장이 두려운 AA와 기후 위기가 두려운 BB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투덜거린다.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오르는 부조리극. 암전이 잦고 불친절한 게 흠이다. 정진새 작·연출로 27일까지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

현대무용 '정글북: 또 다른 세계'

런던올림픽 개막식 안무가 아크람 칸이 동화 '정글북'의 또 다른 세계를 현대무용으로 풀어낸다. 배경은 정글이 아니라 기후 변화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도시. 동물원과 실험실에서 풀려난 동물들이 지배하는 땅에 난민 모글리가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실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모션캡처한 애니메이션이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는 무용수들의 살아 있는 춤과 절묘하게 어울린다. "우리는 잠시 지구를 빌려 쓰는 존재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18~19일 LG아트센터 서울. 23~24일은 대전예술의전당.